한국교통대 행정학과 교수

소설가 이응준이 허핑턴포스트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란 글에서 작가 신경숙의 단편소설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글이 발표되면서 표절이 다시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표절이 문제시된 뒤의 진행과정을 보면 출판사 창비의 변명·사과,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의 신경숙 작가에 대한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 문학계의 고발 취소 주장, 작가 신경숙의 사과, 출판사 문학동네의 문학권력을 비판하는 평론가에 대한 지상좌담 제안, 지상좌담 초청자들의 반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을 보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이응준의 글의 제목과 같이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을 사회나 문학계가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이응준은 표절이 가능한 것은 소위 문학권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표절 논란이 생기면 작가는 버티고, 출판사는 감싼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나 선출직 의원의 표절은 문제시되지도 않는다. 표절이 논란만 될 뿐 검증하는 기관도 없다. 문대성 의원처럼 표절 판결을 받아도 복당을 하고 윤리위원회 한번 열지 않는다.

여의도 그 큰 건물이 감싸고 있다.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의 표절 의혹에 침묵하고 임용권자가 임용하면 없던 것으로 된다. 교수 사회도 다르지 않다. 교수신문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동료 교수의 표절이나 중복게재 행위를 보게 되면 ‘비판은 하지만 조용하게 처리한다’는 답이 54.3%로 가장 많다고 한다.

이 모두 학위 논문이 가진 자의 사치품이 되고, 학술 논문이 승진과 돈이 되는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권력 있고, 돈 있는 사람이 명예까지 가지고자 박사학위를 대필시키고, 돈이 필요한 대학은 학위 장사를 하고, 가난한 대학원생은 대필로 학비를 버는 사회구조가 존속하는 한 표절과 대필 논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모든 대학과 학회가 연구윤리 규정을 만들어 놓고 있지만, 표절을 관행으로 받아들이고, 표절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 한 사람을 고발자로 비난하는 문화 속에서 표절자가 표절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게 된다. 히트 상품 ‘허니버터칩’이 짝퉁인 미투(me too:따라하기) 제품에 의해서 밀려나는 꼴이다.

작가 신경숙은 표절에 사과는 하면서 절필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표절은 인정하면서도 국회의원은 사퇴하지 않고, 인사청문회에서 ‘표절은 그 당시 관행으로 저의 불찰이었다’는 말 한마디로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표절에 대한 윤리가 없는 것이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 문제는 지난 15년 동안 지속하였다. 똑같이 대학이나 사회의 표절도 황우석 사건 이후 똑같이 문제라는 소리만 존재한다. 과거와 변한 것이라고는 가위와 풀로 논문을 쓰던 것이 ‘ctr+C, ctr+V’단축키로 바뀌었을 뿐이다. 이처럼 표절이 용인되고 만연돼 있다 보니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라는 성경 말씀이 표절과 대필에 까지 인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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