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경영학과 교수

지난주 수요일 지자체 경진대회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하였다. 개회식 및 공식행사는 취소되고 발표만 진행했다. 발표자들은 마스크를 끼고 위생 보호대가 감싸진 마이크를 사용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 누군가 기침을 하면 순간적으로 모두 그 사람을 쳐다본다. 난데없이 닥친 재앙의 불청객 메르스로 인해서 예정돼 있는 행사와 모임이 취소되는가 하면 병원 가는 일, 영화 관람 등을 미루게 된다. 가뜩이나 우리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사람이나 조직에서 급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위기관리 역량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위기는 위험을 극복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위인을 선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위기라는 압력이 짓눌릴 때 진정한 실력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메르스와 같은 비상상태는 정부, 의료진, 개인이 힘을 모아 극복할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독일 본(Bonn)대학 바이러스 연구소의 총책임자인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교수는 “슈퍼 감염자가 가장 활발하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때는 발명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라며 이 시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대량 감염 환자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정부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을 메르스 공포에서 구해줄 주체는 다름아닌 방역당국과 의료기관이다. 국가의료시스템이 무너지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다. 정부는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메르스 환자와 격리자를 관리하고 감염 의심자 유전자 검사 등의 업무에 여념이 없는 관련 종사자 분들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다.

둘째, 위생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의료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메르스가 확산된 것은 우리 사회의 위생수준이 낮은 수준이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병원과 의료진의 위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만약, 의사가 최초 환자에게 중동에 다녀왔는지를 확인하고 보호복과 의료용 마스크를 쓴 채 진료를 했다면 이렇게 메르스가 확산되지 않았을 것이다. 평소 의사들도 가운만 입은 채 병원 내외를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병원은 1인실보다 5~6인실 위주다. 

셋째, 개인은 위생예절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메르스나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로 다른 사람에게 감염된다. 이 때 발열, 기침 등이 있다면 반드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다중 이용시설에 갈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외출하거나 화장실에서 나올 때는 항균제나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은 기본이다. 개인 위생관념 생활화가 자신과 사회를 위한 길이다.

메르스로 걱정스러운 요즘이다. 이번 주말이 고비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 한다. “늦었을 때라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정부, 국민 전체가 냉정한 마음으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각자 자리에서 위기극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메르스로 시작한 잿빛의 6월이 찬란한 6월로 변화하기 위해서 전 국민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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