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의 건강칼럼]백수오와 이엽우피소
[김선형의 건강칼럼]백수오와 이엽우피소
  • 충청매일
  • 승인 2015.06.0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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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용암경희한의원 원장

최근 발표에 따르면 시중 백수오 판매 제품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실제로 백수오(은조롱)가 검출된 제품은 불과 9.4%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조사 대상의 66%에서 식품 사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것으로 발표되어 많은 국민들의 걱정을 낳고 있습니다. 실제 식품안전정보원에 작년 8월 11일까지 접수된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추정사례 신고’를 살펴보면 건강제품 유형 중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제품’이 213건(10.7%)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홍삼제품’이 91건(4.6%)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본래 하수오는 옛날부터 인삼, 구기자와 함께 3대 명약으로 여겨질 만큼 귀중한 약재였습니다. 특히 머리카락을 검게 하는 영약으로, 하수오의 한자명에도 머리가 검어진다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옛날 중국 고대의 춘추시대 하공(何公)이란 사람이 흰머리 때문에 고민을 하였는데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하수오를 먹고 까마귀처럼 머리가 검어지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하수오는 본래 갱년기 개선에 주로 응용하는 한약재가 아닙니다. 동의보감에 하수오는 간신(肝腎) 기능 부족으로 정혈(精血)이 손상되어 어지럽고 헛 것이 보일 때, 머리털이 일찍 희어지고 허리가 아프면서 힘이 없고 다리가 연약해지는 증상과 유정(遺精, 조루증)에 응용하는 한약재입니다. 또한 결핵성림프선염, 학질과 종기를 치료하고 장이 건조하여 생기는 변비를 다스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하수오는 ‘적하수오(赤何首烏, Polygonum multiflorum)’로 색이 붉고 원산지가 중국이어서 본래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한약재입니다. 적하수오는 미량의 독성이 있어 한약재로 쓸 때는 독성을 제거하는 법제 과정을 거치게 되고, 절단시 단면에 금문이라 불리는 국화 무늬가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하수오는 백수오(白首烏)로 정확한 명칭은 ‘은조롱(Cynanchum wilfordii)’입니다. 우리나라 재래종으로 적하수오를 대체하여 사용했고, 재배하는데 3년이나 걸리며 생산성이 떨어져 재배량이 많지 않습니다. 단면이 선명한 백색이고 분성이 적으며 빈틈이 거의 없습니다. 사상의학에서는 인삼이 체질이 맞지 않는 환자에게 인삼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인삼과 비교해서 가격도 뒤처지지 않는 값비싼 약재입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이엽우피소는 30여년전 중국에서 도입된 외래종으로 정확한 명칭은 ‘넓은잎조롱(Cynanchum auriculatum)’입니다. 은조롱에 비해 성장속도가 왕성하기 때문에 1년만에 수확이 가능하고 생존률도 높아 현재 경북 영주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는 품종입니다. 단면의 색은 백색에 가까우며 분성이 많으며 단면 가운데 빈틈이 있습니다. 하지만 뿌리만 봤을 때는 은조롱과 형태가 비슷하여 구분이 불가능하고, 가격도 은조롱의 3분의 1에 불과하여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엽우피소는 은조롱과 달리 ‘대한약전외한약규격집’에 등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의약용으로 적합하지 않아 현재 한의원에서 처방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간독성, 신경쇠약, 체중감소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 보고가 있어 아직 식품원료로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원료입니다.

이엽우피소는 하수오(적하수오) 및 백수오(은조롱)와는 다른 효능을 갖고 있으므로 이들과 같이 사용하는 것은 무리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삼(蔘)에도 산삼, 인삼, 홍삼, 사삼, 당삼 등 여러 종류가 있는 것처럼 하수오에도 이렇게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각기 학명이 다르고, 효능도 다르나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고 싶으면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적합한 제품을 필요한 양만큼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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