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중국 무역 프리랜서

중국에서 갑자기 손님이 오면 어떤 음식을 대접해야 할까? 중국에서 한류가 대단하다는데 중국에서 어떤 한식당을 차리면 잘될까? 중국에 대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들이다.

한국 여행객들이 중국음식에 대한 불평은 뭘까? ‘느끼하다, 얼큰한 음식이 없다’이다. 웃기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중국인들의 불평이 나온다. ‘맵고 볶음채가 없다’이다. 물론 개개인의 입맛과 취향이 다 다르고 중국이 워낙 크고 사람이 많기에 정확한 통계를 내긴 쉽지 않다. 다만 필자의 에피소드를 통해 중국인들의 보편적인 입맛에 대해 조금이나마 접근해 보려고 한다.

몇 가지 대표적인 한국 음식으로 예를 들어본다. 첫 번째 음식은 삼계탕이다. 중국에서 바이어가 왔을 때 저녁 식사로 삼계탕을 같이 먹은 적이 있다. 그런데 바이어의 장모님이 한국 여행 왔을 때 삼계탕을 먹었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한국에서 절대로 삼계탕을 먹지 말라고 했단다.

아마도 장모님이 여행 패키지로 와서 제대로 된 한국 삼계탕을 접하지 못해서 그랬을 거라는 생각에 이 바이어에게 꼭 맛있는 삼계탕을 대접해 주고 싶었다. 메뉴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중국 사람들이 좀 더 좋아할수 있는 들깨 삼계탕을 시켰다. 들깨가루가 느끼하면서 고소한 맛을 내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였다.

드디어 삼계탕이 나왔고 비주얼부터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바이어들은 연신 사진을 찍은후 너무 맛있게 먹었다며 삼계탕 집 명함까지 챙겨 갔다.

두 번째 음식은 김밥이다. 김밥의 재료 들을 잘 살펴보면 중국의 볶음밥의 재료와 비슷하다. 다만 다른 점은 중국 재료들을 기름에 볶는 것이고 한국은 기름으로 밥을 비벼서 김에 속재료를 함께 싼다는 점이다. 또한 김밥은 가격이 저렴한데 비해 영양소가 풍부하고 포장이 편리해 중국내 한국음식 중에서 인기가 많고 지금은 개인이나 체인점들이 많이 진출해 성업을 이루고 있다.

세 번째 음식은 김치다. 중국인들이 맵고 특유의 냄새도 나는 김치를 좋아할까? 사실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김치를 무척 좋아한다고 보긴 힘들다. 그럼 김치를 중국인들이 조금더 친숙하게 접근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중국향신료를 섞어야 할까? 중국 식재료를 이용해야 할까? 오히려 요리법을 중국 사람들이 친숙한 요리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한국에 김치볶음이나 김치볶음밥, 김치전 같은 요리가 있다. 한국음식의 맛을 변형하지 않고 한국인들의 맛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인들이 좋아 할수 있는 그런 교집합을 찾는다면 중국내에서 한식당을 차릴 때 좀 더 유리 할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 음식은 전이다. 중국에는 전(기름에 지지다)이라는 고유의 요리법이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다양한 식재료로 전을 부쳐 먹지 않는다. 한국 고유의 식재료들이지만 중국식 요리법과 만나서 특별하지만 거부감이 덜한 음식이 된다. 한국의 전집에서 모듬전에 막걸리를 먹으며 한국의 주도까지 한수 알려 준다면 요우커들이 한국의 문화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유학했던 중국 유학생들에게 가장 먹고 싶은 한국음식이 뭐냐고 물어보니 떡볶이, 순대라고 대답을 했다. 그러고 생각해 보니 요즘 필자가 가장 먹고 싶은 중국 음식은 단연 길거리 음식이다. 추운 겨울 친구들과 삼삼오오 먹었던 양꼬치, 전병 등이 생각난다. 어쩌면 가장 쉽게 저렴하게 접할수 있는 음식이 생활과 밀착돼 더욱더 향수를 자극하는 음식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 중국 야시장에서 먹던 양꼬치에 칭다오 맥주 한잔이 무척이나 그리워 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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