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짜백수오’ 논란의 진정한 피해자는 백수오 재배농가가 아닌가 싶다.

이들은 지금도 “백수오를 키우는 과정에서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짜 백수오는 들어갈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백수오 재배농가는 육모를 갈아 엎는 등 묵언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열심히 농사를 지어 유통업체에 넘겼을 뿐인데 가짜 혼입 여부를 재배농가의 책임이라는 여론몰이는 너무 가혹한 처사이기 때문이다. 정작 책임을 묻자면 먼저 최일선 관리감독 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일한 대처 방식이다. 식약처는 지난 2월 백수오 원료 공급업체의 제품에서 가짜 성분인 이엽우피소가 들어있는 것을 잡아내지 못했다.

식약처가 제때에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지금처럼 파동이 크지도 않고 소비자 피해도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다음은 기업이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줘야하고 정직해야 한다. 이번 가짜백수오 파문은 기업의 불신에서 시작됐다.

내츄럴엔도텍은 이엽우피소를 혼입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사과정에서 혼입했다는 증거가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했다.

이런 불신은 고스란히 백수오 재배농가로 떠넘겨졌다. 안정적인 백수오 판로가 막혀 제천지역에 백수오 재배를 포기한 농가가 20여 곳에 이른다. 이들은 대체농작물로 바꾸기에도 시기적으로 늦어 그럴수도 없다. 포기농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체농작물로 바꾸기에도 시기적으로 늦어 그럴수도 없다. 생계도 막막하다. 가짜 백수오 논란의 직접적인 피해는 땀흘려 일하는 농가에 전달됐다. 이번 사태는 기업논리로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공연히 피해를 입은 농가의 피해대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제천지역에는 100여개 백수오 재배농가가 있다. 재배면적은 약 110㏊다. 생산량은 100여t에 이른다. 이들이 다시 희망을 갖고 백수오 밭을 일구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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