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경 대전대 청주한방병원 내과2 교수

손떨림은 손의 일부나 전체가 의지와 상관없이 율동적으로 움직이는 증상을 말하는 것으로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임상에서 흔히 관찰되는 증상 중의 하나이다. 손떨림의 강도가 경미하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지만, 떨림이 심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기도 한다.

손떨림은 정상인에서 관찰되는 생리적 손떨림부터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인한 손떨림까지 원인이 다양하며 그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도 달라진다.

생리적 손떨림은 정상인이 흥분, 불안, 피곤한 상태 혹은 커피를 마신 후에 발생하는 미세한 손떨림으로 주로 양측 손에 나타나고, 정신적 흥분 상태나 피로가 해소되면 자연히 소실되며, 특별한 치료를 요하지 않는다.

흔히 수전증이라고도 하는 본태성 손떨림은 전체 인구의 약 0.7%, 65세 이상 인구의 약 4.6%가 앓고 있는 질환으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흔하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본태성 손떨림은 파킨슨병에 의한 손떨림과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원인, 치료법, 예후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 본태성 손떨림은 양 팔을 가슴 앞으로 뻗을 때나 펜으로 글씨를 쓸 때 손이 떨리는 자세성, 운동성 떨림이 특징적이지만 파킨슨병에 의한 손떨림은 양 손을 무릎 위나 책상 위에 올려놓을 때 손이 떨리는 안정 시 떨림이 특징이다. 하지만 떨림의 양상만으로 본태성 손떨림과 파킨슨병에 의한 손떨림을 감별할 수는 없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약물, 소뇌와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이 손떨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심리 상태도 손떨림을 유발할 수 있다.

심인성 손떨림은 신체적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손떨림으로 손떨림의 양상이 다양하고, 갑자기 발생하였다가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며, 심리 상태에 따라 빈도와 강도가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후 갑자기 손떨림이 발생하였고 변화가 심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면 심인성 손떨림을 의심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손떨림을 심허수진(心虛手振)이라 하여 심(心) 기능의 저하가 손떨림의 원인이라고 보았다. 한의학에서의 심은 신체 장기로서의 심장(heart)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사람의 정신을 담고 있는 장부로서 정신을 활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심장에 이상이 없더라도 스트레스나 불안, 초조한 심리 상태나 과로가 장기간 지속되면 심이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하고 위축되거나 막히는데 이러한 심의 기능 저하 상태에서 손떨림이 발생하게 된다.

한방치료로는 위축된 심을 살려주고 막힌 기혈을 소통시키는 한약으로 동의보감에 제시된 보심환(補心丸) 등을 사용해볼 수 있으나 환자의 건강 상태와 증상 등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가감(加減)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또한 환자의 전체적인 컨디션을 조절하고 체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침치료나 뜸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나 심리 상태나 환경을 개선시키려는 환자 자신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심 이외의 원인도 손떨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비정상적 손떨림이 감지된다면 지레 짐작하여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 후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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