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연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성장시대를 살아가면서 그 속에서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요즘, 제대로 된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우리는 무엇을 바라며 살아야 할까? 밑도 끝도 없이 낙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릴 수도 없다.

함부로 꿈꾸지 못하는 시대에 ‘힘내!’라는 위안 대신 비관적 현실주의자, 즉 상황을 비관하되 자신의 자리에서 누릴 수 있는 최대치의 즐거움을 찾으라고 조언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국내 유수의 문학상들을 휩쓴 한국 대표 소설가 ‘김영하’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김영하 작가의 ‘말하다’이다.

이 책은 ‘보다’ - ‘말하다’ - ‘읽다’ 3부작 중 두 번째로 선보이는 산문집으로, 데뷔 이후 지금까지 해온 인터뷰와 강연, 대담을 일반적 형식이 아닌 작가가 직접 그 내용을 해체하고 주제별로 정리하여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로 탈바꿈시켰다.

창의력에 대한 그의 강연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은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지식 공유 컨퍼런스인 테드(TED)의 메인 강연으로 소개되어 136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해 12월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서 했던 청춘 특강은 젊은층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의 말에 젊은이들이 귀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젊은이들에게 힘내라고 말하지 않는다. 너 자신이 되라는 말도, 행복하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삶은 행복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친구 없이 지내는 일에 대해 말하고, 외로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일에 대해 말한다. 아마도 이런 식의 말을 먼저 해주는 어른이 없었다는 것을 젊은이들이 먼저 느끼고 반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작가의 말대로 모든 것이 ‘털리는 저성장시대’이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에 상처받고 안주하려는 직장인들, 꿈꾸는 법을 잃어버린 청춘들, 모든 면에서 낙관적이거나 혹은 비관적이기만 한 사람들이라면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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