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아 청주목령도서관 사서

평균 수명을 기준으로 계산했을때 우리가 은퇴 후 갖게 될 시간은 8만 시간이라고 한다. 혹시 노후에 소소하게 텃밭이나 가꾸며 살아보자고 계획한 사람들이 텃밭을 무려 8만 시간이나 가꿔야한다는 저자의 문장에서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웃음도 잠시 우리시대에 노후라는 시간은 인생의 짜투리가 아니라 인생의 제2막이 아닐까하는 꽤나 진지한 생각이 들었다.

‘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 이 책에서 저자는 여자, 우리가 공부해야 되는 이유,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히 조언하였다. 점점 더 길어지는 노후를 대비하기 위함은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20대 공부와 30대 공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자발성의 유무가 큰 차이가 아닐까?

대학 졸업 후 또는 취업 후 바쁜 일상 속에서 직장에서 주어진 일만으로도 퇴근 후 침대로의 직행을 예약해놓는 나와는 달리 적은 시간을 쪼개고 피로를 참아가며 자신이 계획한 공부를 하는 것. 그것은 분명 20대의 공부와는 열정의 성격이 다르다.

저자는 주로 30대 여성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30대라는 시기는 수동적으로 누군가를 위해서 또는 외부에서 매기는 점수를 얻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시기를 벗어나 스스로 공부를 계획하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이 책을 읽고 안도감과 실망감 두가지를 느꼈다. 첫째는 내가 서른이 되기 전에 이런 책을 접하게 되서 다행이라는 생각에서 오는 안도감이었다. 둘째는 현재 나는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오늘 나에 대한 깊은 실망감이었다. 현재 상태에서 무언가를 거듭 실패하고 뒤로 쳐지는 것만이 퇴보가 아니라 현상유지만 하며 사는 것도 퇴보였다. 하고 싶었던 공부가 많았는데, 나도 분명 취직 후에도 자기계발이라는 명목으로 생각해놓은 방대하진 않아도 나름 다양한 분야의 공부들로 내 자신을 꾸밀 그림을 그린 적이 있었다. 계획하는 것은 참 쉬운 일 같다. 그보다 더 쉬운 건 순식간에 잊어버리는 것이다.

‘공부를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한다. 앞에서 말한 노후대비라는 것도 굳이 대비를 한다기보다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자신을 사랑하다보면 자금만 대비된 노후가 아니라 평생 배우고 익히는 기쁨을 느끼며 생을 정리하는 생산적인 노후가 될 것이다.

책에서 얻은 좋은 정보 중에서 우리가 쉽게 실행할 수 있는 333법칙이 있다.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3회씩 3년을 하면 무슨 일이든지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확실히 피곤하다. 그 고단한 일과에서 거창한 욕심을 부려 단시간에 성과를 얻으려는 조급함은 버리고 하루에 30분씩만 내 자신만의 이야기를 연재해 나간다면 3년 후에는 멋진 책 한권이 세상에 나오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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