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이와 정음이의 생각주머니’ 출간
5살·11살 남매 7년 간 이야기 담아내

▲ 이정음(왼쪽)양과 이훈민군.

옹알이부터 직접 그린 그림까지 수록

아이들 성장과정 하나 하나 모아 온

아빠 이세열씨 육아일지도 재미 ‘솔솔’

내 동생은 먹보다

무엇이든 입으로 쏙쏙

내 얼굴도 입에 닿으면

마구 먹으려 하지요

 

내 동생은 귀염둥이

언제나 보는 사람마다

깔깔깔깔깔 웃어 대지요

 

내 동생은 말썽쟁이

내 가방이 열려 있으면

가방 검사 하고요

 

내 공책을 왕창 찢기도 하고요

컵과 그릇도 여러 번 깼지요

그래도 언제나 귀여운 내 동생!

 

(이정음양이 7세때 쓴 동시 ‘내동생’)

초등학생 누나와 유치원생 남동생이 함께 책을 냈다. 충북 청주시 율량초등학교 4학년 이정음양(11)과 율량초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이훈민군(5)이 주인공이다.

한글을 뜻하는 이름을 가진 두 어린이와 서지학자이며 직지디제라티 연구소장인 아빠 이세열씨가 함께 쓴 책 ‘훈민이와 정음이의 생각주머니’(사진).

두 남매의 옹알이부터 동시와 동화,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까지 지난 7년동안의 동심을 담아낸 책이다. 누나 정음이의 4살부터 동생 훈민이의 4살까지 지난 추억들이 나이별로 정리돼 아이들의 순수한 생각을 엿볼수 있다.

아빠는 남매가 아기때 말하는 것을 받아 적었고 이제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누나 정음이가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글로 표현했다.

정음이네 집은 아빠·엄마 책까지 합해 수 천권이 방마다 가득 채워진 도서관이다.

이런 환경에서 정음이는 자연스럽게 모든 책들을 소화하는 ‘책벌레’가 됐다. 항상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꼬마 소녀는 역사책을 가장 좋아하며 생각을 글로 남기는 ‘작가’가 꿈이란다.

글재주가 뛰어난 정음이는 지난해 학교에서 연 독서골든벨 대회에서 4~6학년 선배들을 제치고 장원을 차지했으며 신문·잡지에도 여러 차례 글이 실리기도 했다.

사랑하는 동생에 대한 따스한 관심과 사랑이 녹아든 아기자기한 동시들과 학교생활에서 있어지는 아이들의 소소한 생각들이 글에 담겨져 보는이의 미소를 자아낸다.

특히 아기가 아장아장 걷고 천천히 글자를 익혀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단계로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하나 하나 모아온 아빠의 사랑이 돋보인다.

아빠 이세열씨는 아이들이 글자를 익히고 스스로 시를 쓰기 전까지 아이들이 한 말을 그때 그 때 메모하거나 유치원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올렸고, 보관해뒀던 유치원 수첩과 일기 등 아이들과 관련된 기록들을 고스란히 남겨 책으로 펴냈다.

아빠가 쓴 훈민이의 간단한 육아일지에는 아기의 성장과정과 예방접종, 소아질병, 육아에 대한 스케줄 등 한 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이 담겨져있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두 남매의 글 뿐만아니라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보며 느낀 아빠의 글과 엄마가 작곡을 한 악보가 함께 실려 가족 전체가 함께 참여했다.

정음양은 “나도 책을 낼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고 내 책이 나왔다는 것에 대해 가슴이 설렌다. 또한 우리 남매의 책을 내기 위해 정성껏 자료를 모으고 예쁘게 편집해준 아빠에게 감사하고, 함께 책을 내는데 참여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귀여운 동생 훈민이를 더욱 사랑해 줄 것”이라며 깜찍한 미소를 지었다.

아빠 이세열씨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세상에 대해 서서히 눈뜨는 과정과 체험의 순간이 담겨져있는 모든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서출판 직지.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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