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가 복잡하고 복합화 돼 고도의 토지이용과 첨단화된 공간의 밀집형태로 나타나 이를 수용하고 생활의 장을 형성하고 있는 도시는 과거의 모습에서 점차 새로운 모습과 기능 그리고 변화된 가치를 요구하고 있다.

인구의 지속적인 도시로의 유입으로 새로운 도시공간을 건설해야 하고, 기존의 도시는 유기체적 변화론에 맞춰 재생의 과정을 갖게 된다. 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의 속성을 의미하며, 곧 새로운 도시계획적 사고의 전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가 된다.

역사적으로 도시계획은 단순히 최소한의 개인적 불편함에 초점을 맞춘 2차원적 토지이용의 다양한 질서를 부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토지의 기능적 배분, 동선의 확보 그리고 도시환경을 구성하는 공공시설에 배치에 초점을 맞춰 왔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는 대체적으로 개발적 관점에서 도시를 계획해 경제성과 현대성, 그리고 속도성이 도시계획의 기준이었다. 그런 기준에 따라 차량중심적인 격자형의 도로체계와 획일적인 필지분할, 그리고 공통주택을 위한 공간배치 등으로 인해 많은 장·단점을 야기하면서 오늘날의 대부분의 도시모습을 형성하는 근간이 됐다.

그러나 근래들어 현대도시의 문제점과 삶의 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져서이런 양적 개발에서 질적 개발로의 이동이라는 새로운 도시계획 패러다임을 출현하게 했다. 근자에 시도되는 새로운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은 기존의 효율적(Convenience) 관점에서 편안한(Comfort) 개념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는 속도전에서 벗어난 느림의 미학이나 웰빙의 운동과도 연관을 갖고 있으며, 크게 3가지 측면의 해방을 의미한다. 첫 번째의 해방은 도시계획에서 그동안 주연으로만 여겨왔던 자동차로부터의 해방(Car Free)으로 인간보행 중심으로 도시를 계획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도시는 경제와 사회활동을 목적으로 해 생성됐지만 규모나 가치적 기준은 구성원의 네트워킹을 통한 인간적 교류에 있고 이는 모두가 모일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보행권역 내에 생활권이 형성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두 번째의 해방은 밀도로부터의 해방(Density Free)으로 도시 내에서 다양한 밀도로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현재의 수치적 개념이 아닌 공간의 완성도와 토지의 지속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며 기반시설 정도와 도시의 압축에 따라 밀도는 중요한 개념이 아님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도시계획의 조감도적 사고로부터 해방(Birds Eye View Free)으로 항상 하늘에서 본 모습을 염두에 두고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눈높이에서 도시를 계획하는 것이다.
이는 보기좋은 도시가 아니라 살기좋은 도시를 뜻하며 기존의 정형화된 도시의 모습보다는 우리 인간이 걸어 다니면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의 창출을 하기 위함이다.

이런 3가지의 변화된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은 도시를 더욱 인간적이고 아름다우면서 서로가 즐기고 교감할 수 있는 삶의 현장을 만들게 된다. 효율성만을 추구해 정작 그 주인인 인간 삶의 문제는 도외시했던 도시가 아니라 인간이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곳이라는 본래 도시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되찾아 가는 것이다.

황재훈 충북대 도시공학과 jhwang@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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