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칠레가 FTA협상을 공식 선언한 후 4년5개월의 허송세월을 하고서야 비로소 지난 16일 비준안이 통과됐다. 2002년 현재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가운데 거의 모든 국가가 1개 이상의 FTA를 체결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동안 ‘국제적 외톨이’였던 신세를 이제야 겨우 면하게 됐다. 무엇보다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으로 수출 없이는 살 수 없는 우리로서는 칠레와의 첫 FTA 협상을 통해 국가 이해득실을 따져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그동안 떨어진 국가 신인도를 회복할 수 있고, 외국과의 첫 FTA 체결이라는 큰 의미도 좋지만 우선 발등에 떨어진 불을 생각하면, 상당수 농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점이다. 그들에게 무엇보다 글로벌화된 세계 경제에서 모든 국가가 시장의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고 안정적인 수출시장의 확보를 위해 앞 다퉈 FTA 등 지역주의를 추구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FTA 필요성’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정부도 개방시대를 맞아 단기적인 지원책에 만족하지 말고,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농민들의 불신을 해소시키고 농촌의 복지문제와 더불어 장기적으로 농업 전반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농민들 스스로도 생산의 질적 향상을 통해 품질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웃 나라 일본은 최근 FTA 협상에 능동 대처하기 위해 경제산업성 산하 FTA추진실의 정원을 5명에서 80명으로 대폭 늘렸다고 한다. 기왕 발효된 FTA라면 적어도 일본의 사례처럼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올해 중에 싱가포르와, 내년까지는 일본과 FTA 협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 중국, 일본, 미국, 인도 등이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와의 FTA도 서둘러야 할 입장에 놓였다. 세계경제 흐름에 적극 대처하고 철저한 대비로 추후 이어질 FTA 협상에는 갈등과 대립을 최소화시켜 우리 밥그릇을 잘 챙기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장옥선 / 청원군 북이면 호명리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