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 행정학과 교수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이 써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책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작가이며 유명한 연사인 레오 버스칼글리아가 한번은 자신이 심사를 맡았던 어떤 대회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그 대회의 목적은 남을 가장 잘 생각할 줄 아는 아이를 뽑는 일이었다. 레오 버스카글리아가 뽑은 우승자는 일곱 살의 아이였다. 그 아이의 옆집에는 최근에 아내를 잃은 나이 먹은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 노인이 우는 것을 보고 어린 소년은 노인이 사는 집 마당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노인의 무릎에 앉아 있었다. 엄마가 나중에 아이에게 이웃집 노인께 무슨 위로의 말을 했느냐고 묻자 어린 소년은 말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다만 그 할아버지가 우는 걸 도와 드렸어요.”

이와 같은 것을 감정이입(感情移入)이라고 한다. 즉 자신의 감정을 대상으로 이입시키거나 대상의 감정을 자신에게 이입시켜서 서로 공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감정이입에 의해 개인적 배려를 하는 현대적 리더십을 변혁적 리더십이라고 부른다.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갑질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부분 이 감정이입 능력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다. 조현아 전 대한 항공 부사장은 항공기 승무원을, ‘하사관 아가씨’ 발언을 한 송영근 의원은 군인이었으면서 하사관과 여군을, 소셜 커머스 기업 위메프의 수습사원 해고사건은 수습사원의 실정을 알지 못해서 생긴 일들이다. 이처럼 갑질을 하는 사람의 공통적인 행태는 위만 바라보는 권력지향의 행태를 보인다. 위만 바라보니 을을 볼 시간이 없고, 을을 보지 못하니 을과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갑질을 하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극치를 지난주 총리 후보인 이완구 의원이 보여주었다. 언론 관련 녹취록에서 보여준 언론 탄압적 발언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갑질로 국민을 슬프게 하는 모습이다. 이완구 총리 후보의 삶을 보면 보통 사람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재산 형성과정, 논문표절, 병역의혹에서 그가 보통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다른 것을 여론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이를 청문회 과정에서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우리가 여론이라고 부르는 것은 국민의 감정이다. 이 감정을 자판기와 같은 이성으로 대응한다면 우리는 감정이입하고 있는 총리 후보자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선례를 보면 이완구 후보자의 총리 임명은 논란이 있더라도 추진될 것이다. 그러나 감정이입의 행동을 보여주지 않고 임명된다면 국민들은 갑질이 아니라 육갑한다고 할지 모른다. 지금 국민은 세금을 늘리지 않는 총리보다 국민의 어려움과 아픔을 함께할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야당으로 거듭나기를 기대 한다. 다음 총선이나 대선은 그 다음 문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