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 행정학과 교수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매년 실시하는 연말연시 이웃돕기 모금이 지난달 31일 마감을 하면서 모금 현황을 보여주는 서울 광화문 광장의 ‘사랑의 온도 탑’이 100.5도로 목표액을 넘어섰다고 한다.

올해의 특이한 점은 지난해 전체 모금액 가운데 개인이 기부한 것이 22.8%였던 것이 올해는 31.7%로 늘어났다고 한다. 충북의 경우도 목표액 58억원을 넘어 59억1천607만여원을 모금하고 있다.

탈무드는 기부와 관련한 사람들의 태도를 네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는 자진해서 돈과 물건을 남에게 주지만, 다른 사람이 자기와 같이 기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 둘째, 다른 사람이 기부하기를 바라면서 자기는 기부하지 않는 사람, 셋째, 자진해서 기부하면서 다른 사람도 기부하기를 바라는 사람, 넷째, 자기도 기부하지 않고, 다른 사람도 기부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이와 관련해 첫째는 질투형, 둘째는 자기 비하 형, 셋째는 선량한 사람, 넷째를 악인으로 부르고 있다.

바람직한 기부문화의 사회에는 오른손이 한 것을 왼손도 하였다고 기부를 자랑하고 자신이나 기업의 명예를 위한 행동으로 하는 질투형이 판쳐서도 안 되고, 자기는 기부를 하지 않으면서 돈 많은 사람이나 기업이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에서 기부하지 않는 것을 비난만 해서도 안 된다. 더욱이 기부를 거지를 양산하는 제도로 해악시 하는 스쿠르지 심보를 가져서도 안 된다.

기부 통계에 의해서 개인 기부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선량한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선량한 사람은 “당신이 기부나 자선을 하면 그보다 더 많은 것이 당신에게 되돌아온다”고 생각해 다른 사람도 기부하기를 바란다. 행복과 기쁨을 질투형과 같이 혼자서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행복과 기쁨을 더 크게 하는 것은 자기가 기부한 것에 대한 결과를 보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기부금을 모으는 단체가 기부금을 모으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 그 돈과 물품이 어떻게 사용되고, 누구에게 어떻게 지원되고 있는지에 대한 홍보나 정보공개에 대하여는 무관심하다.

현재 기부금을 받는 공익법인은 2만9천509개인데 이 가운데 공시의무가 있는 곳은 14%인 3천991개에 불과하고 한다. 이들 가운데에도 운영상황을 검증할 수 있을 정도로 투명성을 확보한 곳은 1%도 되지 않는다는 조사가 있다. 많은 경우 기부금이 실제 사업보다는 단체의 운영비로 지출되고, 때로는 감시 감독을 받지 않는다고 개인이 착복하는 비리가 기부자를 실망하게 하고 있다.

기부금품을 받는 단체는 연 1회 소득공제와 관련해 영수증을 발급할때 기부금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알려주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 자기의 기부금이 올바로 사용돼 기부자에게 기쁨과 뿌듯함을 줄 때 기부의 지속 가능성과 기부액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선량한 기부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선량하고 투명한 단체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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