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흥덕문화의집 ‘딱지 둘이 딱지 동무’ 주민 구술자료집 발간

“그 때 그걸 구하기도 힘들어서 동네를 막 다니면서 다른 동네까지 막 다니고 이렇게 해서 간신히 구해서 했는데 못 같은 것도 귀해서 나무 같은 거, 지금 생각하면 저기죠. 집 나무 뜯어낸 거 그런 거에서 이렇게 못이 있으면 다시 빼가지고 그거를 이제 못이 휘어지고 그렇게 되어있는걸 돌멩이로 펴서 그렇게 해서 못을 박아서 했고. 꼬챙이도 이제 썰매를 타려면 양 쪽에 꼬챙이가 있잖아요. 그걸 이제 굴러서 썰매가 나가는 건데, 기다란 막대기, 조금 곧은 막대기를 구해서 끝에를 못을 박아야 이게 뾰족해서 나갈 것 아니에요. 송곳 역할을 해서. 꼬챙이 역할을 할 수 있잖아요. 못을 구해서 못 대가리 쪽을 불에 달궈요. 그럼 그게 빨갛게 달궈진다고. 그럼 그거를 이제 뺀찌 같은 걸로 탁탁 치면 끊어지잖아요. 불에 달구면 쇠가 연해지니까. 그렇게 해서 그걸 못 대가리가 있으면 못박잖아요. 그러니까 대가리를 떼서 때워서 거꾸로 박은거지. 거꾸로 박으면 이게 들어가요. 그러면 이제 뾰족한 쪽을 박았으니까 거기가 뭉툭해질 것 아니겠어요. 그럼 거기를 시멘트 바닥에 갈아서 날카롭게 하고. 꼬챙이를 만들어서 썰매를 타러 다니고 그렇게 했고.”

(박영근 청주문화원 동아리 팀장의 구술中)

우리 동네 어르신들의 역사가 글이 되고 벽화가 됐다.

충북 청주 사직1동 골목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구술자료집 ‘여기 꼭두배기 집 저 밑 뽕나무밭’에 이어 사직1동 골목 2세대들의 일과 놀이를 기록했다.

흥덕문화의집은 골목이 만들어진 역사와 집의 내력,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발굴하고 지역거점으로 삼을 수 있도록 실천하기위해 추진됐던 한국문화의집협회 시민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골목은 강으로 흐른다2-사직동 in 디지털’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구술자료집 ‘딱지 둘이 딱지 동무’(사진)를 발간했다.

이 책은 골목 2세대들이 골목에서 신나게 놀았던 이야기들을 글로 담았다. 사직1동의 3통과 4통 골목에 살았던 주민들을 대상으로 섭외하되 지금은 다른 곳에 사는 주민들까지도 대상에 포함했고, 오래된 가게 한 곳을 섭외해 일과 삶이 어우러진 소소한 이야기를 담았다.

송혁헌 예비역 대령의 ‘세 발 자전거를 타고 공설운동장 한바퀴를 돌았던’과 박영근 청주문화원 동아리 팀장의 ‘겨울에는 구슬치기 하고, 썰매 만들어서 썰매 타러 다니고’, 김성식 미소약속 약사의 ‘방아깨비, 떼까치라고 하죠. 날아가면 떼그르륵 하는 거’, 박복동 제천이발관 이발사의 ‘나한테 머리를 잘라서 맘에 들면 잘하는 거고, 맘에 안들면 못하는 거고’ 등 4명의 구술을 바탕으로 한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가 맛깔나게 버무려졌다.

특히 지난해 구술 자료를 바탕으로 벽화 작업을 새롭게 보탰다. 사직1동 3통장 정형숙씨의 구술자료 가운데 골목의 삶을 가장 잘 드러낸 ‘여기가 막혔으면 꼭두배기집이지.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사람 살기는 그만이에요’ 같은 대목을 종이판화 형식으로 파서 벽화 사이에 새겨 넣었다. 벽화 작업에는 화가 김성심 작가와 박경수 작가가 참여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