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문화재단 ‘길 위의 선비, 시심에 젖다’… 한시 70여편 소개

세종대왕 100리의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한 옛 시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충북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상당산성권(숲길), 초정약수권(물길), 증평 율리권(들길)의 아름다운 풍경을 읊은 옛 시를 조사 연구하고 번역해 ‘길 위의 선비, 시심에 젖다’를 출간했다.

영동대학교 호서문화연구소(소장 임동철·전 충북대학교총장)에 의뢰해 조사 연구한 뒤 출간한 이 책은 세종때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우암산, 상당산성, 초정약수, 율리 일대를 읊은 한시 70여편을 모았다.

현대인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해설도 곁들였다. 연구는 김용남(호서문화연구소 연구위원·문학박사), 신범식(영동대교수·문학박사), 임동철(호서문화연구소장·전 충북대학교 총장) 등이 맡았다.

또 화가 강호생씨가 수묵담채화로 화폭에 담아 옛 선비들의 글을 시와 그림으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상당산성권, 초정약수권, 증평율리권 등 3부로 구성됐다.

상당산성권은 우암산과 산성을 중심으로 한 옛 시가 소개된다. 우암산은 우산(牛山) 또는 목암산(牧岩山)으로 불렸는데 조선후기의 학자 박노중, 연최적, 신필청 등이 한시를 지었으며 해가 뜨고 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시심에 담았다.

초정약수권은 1444년 세종대왕이 이곳에서 요양을 할 때 함께 수행했던 대신들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세종때 예조판서를 지낸 하연은 “꽃 피는 삼월 따뜻한 봄에/보이는 것은 빈 성과 주막에 걸려 있는 깃발뿐이네./호종의 은총을 부러워하며 견디나니/듣기에 자네들도 영험한 샘물을 맛보았다지”라며 초정약수의 영험함을 표현했다.

이밖에도 박팽년, 신숙주 등 수많은 학자들과 대신들이 초정약수의 풍경을 노래했으며, 조선후기와 20세기 초에는 청주지역 문인들이 이곳에 모여 시회(詩會)을 열며 시를 짓기도 했다.

증평율리권은 조선 후기 책벌레 김득신의 시가 가장 많이 남아 있다. 김득신은 진주목사 김시민의 손자이며, 부제학 김치의 아들로 사기의 ‘백이전’을 무려 11만3천번 읽었다고 전해진다.

김득신은 율리의 숲과 계곡, 호수와 마을 풍경을 글로 담았다.

또 강희맹의 ‘청안팔경’ 등 이 고장의 농경문화와 산천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세종대왕 100리 스토리북은 ‘숲길’, ‘물길’, ‘들길’을 글·그림·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책 3권을 비롯해 ‘세종대왕 123일의 비밀’, ‘길 위의 선비, 시심에 젖다’ 등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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