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 3대 특별법 공포를 계기로 지방화시대의 문이 열리고 있다.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 중심국가로 성장할 것이라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로써 충청권은 정치·행정의 중심지로 육성될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아울러 전남지역은 중국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육성하고 영남은 항만, 강원과 제주지역은 애니메이션과 관광을 중심으로 육성, 경기지역은 전자와 IT산업중심, 그리고 수도권은 국제금융과 비즈니스 중심으로 각각 특성화될 것이라 밝혔다.

이런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침에 맞추어 각 부처는 실천 계획수립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말로만 외친 개혁 성공할까

대통령의 이런 발표는 엄청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며 이런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면 낙오해 10년 간 머물러 온 1만 불의 시대에서마저 추락하고 말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따라 충청권에서도 많은 긍정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서해안을 중심으로 한 충남지역에서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해 가까워진 서울, 인천지역 인구를 대상으로 관광자원을 개발해 유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청주공항도 대만(臺灣) 대북(臺北)에 이어, 중국의 청도(靑島)와도 노선의 신설을 추진하는 등 활성화의 길을 찾고 있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방대학 육성책으로 지방대에 향후 5년에 걸쳐 1조4천2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지역발전의 토대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런 시점에서 충청권은 결집된 주민의 의지와 노력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발전방향 모색, 추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혜로운 노력 없이 허송세월만 하다가는 공허한 계획, 개혁이 되고 말 것이 뻔하다.

새해에도 어김없이 각 시, 도마다 개혁을 하겠노라고 하고 권력을 남용한 부정부패의 척결, 지역경제의 활성화, 청년실업구제 등을 내놓으면서 복지공동체를 구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거세게 부는 변화와 개혁의 바람은 바람직한 발전의 방향이나 개혁을 이루어내지 못하는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을 보고만 있지 않을 태세이다.

보다 확실하게 주어진 임무를 완성하는 리더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의 여망을 들어줄 수 없는 리더는 물러나야 한다. 개혁을 한답시고 개악을 하는 리더도 그렇다. 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는 개혁은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정치적 사회적으로 묵은 체제를 고쳐 새 체제로 바꾸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고쳐서 도리어 나빠지게 하는 개악을 원하는 게 아니다.

입만 열면 정치개혁이니 교육개혁이니 하면서 모두다 개혁을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무엇을 개혁할 것인가에 대한 변별력마저 없는 듯 하다.

개혁 못해도 개악은 말아야

새해 초부터 건교부에서는 지역갈등 해소차원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바꾼다 하더니 미관상 안 좋다고 열흘을 못 넘긴 시점에서 번복하는 ‘우왕좌왕(右往左往)’을 하고 있다. 제도나 체제 탓이나 하면서 잘못을 엉뚱한 데로 돌리는 개혁보다는 차라리 개선이나 개량이란 표현이 낫다. 개혁한다고 하면서 개악을 만들기보다는 겸손하게 속도가 느리더라도 하나 하나 고쳐나가는 개선이 바람직한 시점이다.

중앙차원의 정치나 행정, 지역사회의 그것을 가릴 것 없이 이제는 국민, 주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로 확실하게 전환되어야 한다. 그리고 원리원칙이 통하고 부정부패가 없는 풍토를 이뤄 나가야 한다. 거창한 구호로 개혁을 외치는 것보다 기본이 되는 사항들을 철저히 지키고 생활화하는 방향으로 모두가 변해야 한다.

개혁을 한다는 미명하에 개악을 저지르는 사례가 너무 많아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개혁이 되지 못해 개선 차원에 머물더라도 개악이 되는 짓들은 하지 말아야 한다. 기득권을 포기하며 정계 은퇴선언을 하는 원로정치인들의 충정도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정길 주성대 전임연구원·문학박사 jkrhe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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