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선물마련 '막막'

“매년 설 때마다 직원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들려보냈는데 올해는 보너스는 커녕 직원들에게 줄 선물도 마련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는 21일부터 닷새 동안 긴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청주산업단지에서 기계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김모씨(62·청주시 흥덕구 송정동)는 설 연휴를 앞두고 걱정이 앞선다.

김씨의 회사는 5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나 경기불황의 여파로 지난해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바람에 영업실적이 예년에 비해 곤두박질 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광둥성에서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중국 수출 길이 막혀 엄청난 타격을 입은 한 모씨(46·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회사는 설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몇 달째 임금을 주지 못해 근로자들의 얼굴을 쳐다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음성에서 건강보조식품을 생산하는 박모씨(55·음성군 금왕읍)는 “수출이 잘된다고는 하지만 우리회사는 대부분 내수위주의 건강보조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경기불황 여파로 생산된 제품이 창고에 가득 쌓여있다”면서 “설을 앞두고 재고를 헐값에라도 팔아 직원들의 설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전 영업망을 풀 가동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아 요즘처럼 불안한 나날을 보내기는 처음이다. 근로자들에게 밀린 임금과 작은 선물이라도 주지 않을 경우 가뜩이나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운데 설 연휴가 끝난 후 회사에 나오지 않을까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장해외이전 등의 문제로 노사갈등을 빚고 있는 (주) 삼화전기와 (주)월드텔레콤은 연휴기간에도 노사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어느 때보다도 우울한 설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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