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에 볼일이 있어 서울을 간적이 있었다. 볼일이 끝난 오후 4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청주행 고속버스를 탔다. 나는 운전기사석 바로 뒷좌석에 앉았다. 서울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피곤하긴 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 바깥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즐거웠다. 이윽고 출발시간이 되자 운전기사 동료로 보이는 한 사람이 버스에 올랐다.

그는 운전기사석 옆에 있는 보조석에 앉았다. 버스가 출발한 뒤부터 운전기사와 그는 쉴 새 없이 얘기를 나눴다. 운전기사는 운전을 하면서도 틈이 날 때마다 그를 쳐다봤다. 일부 잠자고 있는 승객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지만 운전기사 뒤에 앉아 있던 나는 두 사람의 행동에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운전기사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야기 할 때마다 아찔했다.

시속 100㎞ 이상으로 질주하는 버스의 기사가 앞을 보지 않고 있으니 내 등에서는 식은땀이 저절로 났다. 차 안에는 ‘운전자와 잡담하지 마세요’라는 글이 있었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 나눴다. 운전기사는 청주에 도착해서야 그와의 대화를 멈췄고 나는 고속버스에서 내린 후에야 안심할 수가 있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는 운전기사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 갔다. 승객 대부분은 운전기사를 믿고 도착지까지 편안하게 잠을 자거나 대화를 하면서 간다. 그런데 운전기사가 이렇게 잡담을 하면서 운전을 한다면 승객들은 누구를 믿고 고속버스를 타야하는지 모르겠다.

고속버스 운전기사의 한번의 부주의가 대형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에게 불행을 초래 할 수도 있다. 내 친구만 봐도 그렇다. 내 친구는 고등학교 시절 등교를 하다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부주의로 중상을 입었고 그 후 계속 교통사고 후유증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듯 운전기사의 행동에 따라 수많은 사람이 울고 웃는다. 그러므로 고속버스 운전기사는 승객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준수·25·청원군 월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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