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 전 감독 배종익씨 뉴질랜드행

비운의 핸드볼 감독 배종익씨(39·전 알리안츠 감독)가 뉴질랜드에서 제2의 지도자 인생을 걷는다.

배 감독은 이 달 말께 부인 김기남씨(37)와 두 아들을 데리고 출국해 다음달부터 뉴질랜드 여자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을 예정이다.

오세아니아주에 주어진 한 장의 2008년 북경올림픽 여자핸드볼 출전티켓을 따내기 위해 호주와 경합을 벌일 뉴질랜드의 총사령관을 맡은 셈이다.

지난 98년 뉴질랜드로부터 여자대표팀 코치를 맡아달라는 러브콜을 받았지만 후배들을 놔두고 떠날 자신이 없어 국내에 남았던 배 감독은 알리안츠 해체 후 진로를 고민하다 뉴질랜드행을 택했다.

그는 “고향에서 지도자 길을 걷고 싶었지만 팀 해체로 어쩔 수 없이 떠나게 돼 마음이 착잡하다”며 “아픈 기억을 잊고 뉴질랜드에서 한국 핸드볼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 감독의 말처럼 그의 지도자길은 항상 불운이 따랐다. 그 것도 고향인 충북에서 팀을 맡아 두 번이나 해체되는 고통을 겪었다.

감독을 맡았던 청주 시청팀이 지난 98년 사라졌고 지난해 10월 알리안츠가 충북을 연고로 창단된 지 7개월만에 또다시 해체되는 불운을 맞았다.

특히 알리안츠는 배 감독이 덴마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포 이상은을 국내로 복귀시키면서 해체 직전까지도 실업오픈 우승과 종별선수권 준우승을 기록하며 국내 최강팀으로 승승장구하던 중 갑자기 해체돼 충격이 컸다.

배 감독을 떠나보내는 충북지역 체육인들의 마음도 본인 못지 않게 안타깝다.
한 체육인은 “뛰어난 핸드볼 지도자를 외국으로 떠나보내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뉴질랜드팀을 올림픽에 출전시킨 뒤 다시 국내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배 감독은 청주기계공고와 청주대학교를 졸업한 뒤 국가대표를 지냈으며 지난 99년에는 시드니올림픽 여자핸드볼팀 코치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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