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 한지의 변신은 ‘무죄’
우리 전통 한지의 변신은 ‘무죄’
  • 김정원 기자
  • 승인 2014.08.10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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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작가 이종국씨 설치미술전 ‘대숲에 스미는 등불’
10월까지 청주첨단문화단지 로비에 대형작품 선봬

지천년견오백(紙千年見五百). 비단은 500년 밖에 가지 않지만 한지는 천년 이상을 간다고 했다. 좋은 닥나무를 수확해 가마솥에 찌고 말린 뒤 다시 흐르는 맑은 물로 담가 백닥(백피)을 만든다. 이어 잿물을 만들어 백닥을 삶고 맑은 물로 씻어낸 뒤 찧고 닥풀을 만들어 저어주며 물질과 탈수와 건조 등 99번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100번째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의 손에서 완전한 한지로 탄생한다.

이처럼 자연의 숨결을 담고, 장인의 땀과 열정과 지혜를 담았기에 천년을 가도 변하지 않는 것이다. 고려와 조선의 수많은 문헌들이 500년 넘도록 부패하지 않고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며, 조선시대에는 한지가 중국의 조공품으로 쓰였고 일본인들이 약탈해 가기도 했다.

한지작가 이종국씨는 충북 청주시 문의면 벌랏마을에서 닥나무를 재배한 뒤 전통기법 그대로 한지를 만들고 있다. 자신이 직접 만든 한지를 이용해 종이항아리, 부채, 한지조명 등 다양한 문화상품을 만들고 있다.

이씨의 작품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KTX 서울역의 명품브랜드관 등에서 선보이고 있으며, 매년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이번에는 한지의 매력을 설치미술로 새롭게 선보였다. 청주시 내덕동 첨단문화산업단지 로비에 대규모 한지작품을 제작 설치한 것이다.

청주시문화재단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대숲에 스미는 등불’이라는 제목으로 이씨가 직접 만들고 기획한 한지 조형물 20점이 설치돼 있다. 작품 1개의 길이는 평균 15m에 달하며 최대 20m를 넘는 것도 있다. 대나무와 한지만을 사용했으며 회화적 요소를 가미시켜 한지의 매력을 맘껏 발산했다.

대나무 숲에서 바람이 불고 맑고 향기로운 벌랏마을의 풍경과 아련한 등불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첨단문화산업단지의 거대한 건물이 예술의 숲으로 새롭게 변화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10월 말까지 계속된다.

이종국씨는 “한지를 이용해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수많은 문화상품을 만들 수 있는데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10%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ICT산업과 연계시킬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끝없는 지원 및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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