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 소재 감곡역’이 ‘경기도 이천시 소재 장호원역’으로 명칭이 뒤바뀔 위기에 처했다. 사랑으로 임신해 출산하고도 남의 집 자식으로 뺏기게 될 절체절명의 위기다.

철도역을 70m 장호원 쪽으로 옮기는 것은 작은 문제가 아니다.

기자는 4월 30일 감곡면사무소에서 열린 주민설명회때 설계도에 나타난 ‘112정거장’ 명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명칭 도난 우려를 최초 보도한 바 있다. 설계도 상 정거장 명칭이 경기도 지역은 100단위고 충북지역은 200단위인데 ‘112’로 정해진 것에 대한 우려였다.

이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밀실에서 시도한 실시계획 설계변경 핵심 내용을 보면 ‘감곡역’이 ‘장호원역’으로 뒤바뀌는 결과를 낳게 할 것이 분명해졌다. 설계도에서 역 위치를 이동시켜 역사(驛舍)의 대합실과 주차장 등 주요 핵심 시설을 장호원 쪽에 놓게 했기 때문이다.

‘감곡역’이란 옥동자의 이름을 잃는 것만이 아니라 남의 집에 넘겨져 효자 노릇 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될 판이다. 눈뜨고 자기 자식을 뺏기게 된다면 어느 부모의 눈이 뒤집히지 않겠는가.

여주에서 충주 직결 노선으로 계획됐던 중부내륙철도를 극동대학교와 강동대 학생들과 감곡매괴성당 성지 순례객 편의와 지역균형 발전론을 내세워 음성군민들의 서명과 중앙부처 방문 등 피나는 노력으로 유치한 것이 감곡역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장호원 읍민들은 서명 동참 요청에도 힘을 싣지 않았고, 역사가 접할 장호원 노탑4리는 하천폭 250m를 건너와 충북 쪽에 위치한 독립마을이다. 인터넷 지도에서 장호원 노탑리를 검색하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그들이 역명을 빼앗고 개발 이익을 챙기려는 무임승차 행위를 시도하고 있다.

충북도민이 아니라 제3자가 객관적으로 봐도 명분이 없다.

결국 충북도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고 정의의 문제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더 이상 비난을 자초하지 말고 오송역 유치 때의 의지와 행동의 반만이라도 보여 달라. 당장 위기의식의 주민 마음을 어루만지고 앞장서 마이크를 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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