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제

정치·경제적으로 엉킨 실타래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희망찬 내일을 기약해 본다.

우리 지역경기의 전반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충북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지난해 지역경제는 전국경제와 마찬가지로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다만 10월 이후 부진에서 다소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해 지역경제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수출이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고 둘째 내수부문이 지역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작년에는 시차를 두고 동반 상승해야 할 수출과 내수 사이의 연결고리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했다. 이러한 연결고리의 단절현상은 수출부문이 우리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수출의 고용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가 작고 상대적으로 수입유발효과가 크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즉, 작년(11월 누계기준) 충북수출은 전년동기에 비해 15.8% 증가하면서 10억2천9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함에도 불구하고 고용과 소비는 여전히 위축돼 있는 상태다.

충북수출 중 IT제품이 54.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업종 수출의 고용유발효과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상당히 미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원인은 경제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위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충북도내 기업인들이 경영애로사항을 ‘경제불확실성’, ‘내수부진’ 순으로 대답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아무리 수출이 증가하더라도 기업인들은 수출을 투자까지 연결시키는데 큰 부담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수출과 내수간 연결고리의 단절은 ‘경제불확실성’이라고 생각된다.

수출이 내수까지 연결되지 못한 것을 우리지역의 고용사정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작년 충북지역 실업률이 월평균 2.7%로써 지표상 좋은 것 같지만 비취업자 비율이 약 42.4%를 차지하고 있어 일할 수 있는 사람들 중 절반정도의 사람들이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약 6%대에 이르고 있어 젊은이들의 일자리 상실이 지역경제의 중요한 현안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고용사정 부진이 결국 가계소득 감소와 가계부채 증가를 가져와 소비자 구매력을 상실시키고 지역소비실적을 감소시키면서 지역경제 성장의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누계기준으로 백화점 매출은 전년에 비해 월평균 약 13% 감소했고, 대형소매점 매출은 약 1.4% 감소했다. 이것을 볼 때 우리들은 지역 소비자들이 소득감소로 인해 생계유지에 필요한 필수품을 중심으로 소비하고 있으며, 필수품마저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월평균 3.6%라는 높은 지역물가상승률이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더욱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충북경제는 작년보다 다소 좋아질 전망이다. 올 세계경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경제권 중심으로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대부분 국가들이 플러스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 연구기간들도 국내경제성장률을 연간 4∼6%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충북경제 성장속도를 고려할 때 충북경제성장률은 약 5.8%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기침체의 골이 너무 깊기 때문에 상반기 지역경제는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힘들 것이며 상반기에는 수출이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하반기에는 내수가 회복되고 수출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여 내수가 지역경제를 주도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출증가에 힘입어 생산활동은 점차 회복되지만 업종별 양극화 현상은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즉,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IT제품의 생산과 출하는 증가할 것이지만 내수중심의 제품인 섬유, 음식료품, 신발류 등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고용은 임시직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이 주도했는데 올해는 서비스업의 고용증가가 둔화되고 수출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른 생산증가로 인해 제조업의 고용이 다소 증가될 것이지만 현재 충북 중소기업들이 과잉고용을 느끼고 있어 커다란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지역경제가 호전되더라도 올해 경기침체가 시차를 두고 지역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급격한 농축산물 파동이 일어나지 않는 한 지역물가상승률은 약 2.4%에 도달할 전망이다.
충북경제는 IT·BT업종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지만 건설, 섬유제품, 음식료품 등 고용창출효과가 큰 산업들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고용사정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고용부진은 소득감소로 이어져 결국 가계부채에 큰 압박을 주어 충북경제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다.

더욱이 최근 조류독감, 광우병 등으로 인한 축산물의 소비급감, 가격 폭락 등 축산물 수급불안이 올초까지 이어질 경우 지역물가는 물론 경제성장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4월 총선에 따른 정치불안이 가중되면 이제 나타나기 시작한 경기회복세를 다시 위축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정치불안, 청년실업, 경제불확실성, 노사갈등, 가계부채 등 지역현안이 해결되지 못할 경우 지역경제성장은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으므로 자치단체는 물론 기업과 주민들도 지역현안 과제를 해결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장정호 충북도경제동향분석팀·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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