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10월2~19일까지 청주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열린 200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개막식 공연 및 공예관람, 체험행사 장면.  
 

공예는 인간의 손이 만들어 낸 가장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예술이며, 인류문명을 발전시키고 문화를 진보시키는 산업의 원동력이다. 과거 돌을 연장으로 만들어 사용하던 고대 인류의 창조력과 공예기술이 없었다면 오늘날 첨단산업기술이나 현대문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문화’는 정보·생명·환경·항공우주·나노테크놀러지와 함께 21세기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청주시가 세계문화유산인 ‘직지심체요절’을 인쇄한 청주의 역사겧???정체성을 계승하고 세계 공예문화의 새로운 방향 제시 및 청주시 공예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99년 처음 개최했다.

공예비엔날레는 ‘문화를 공예라는 그릇에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며 그 동안 고도산업 성장의 기술문명 아래 잃어버렸던 전통과 자연, 그리고 공예의 가치를 찾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문화산업을 육성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2003 비엔날레조직위에 따르면 ‘쓰임’(USE·用)과 같이 예술적 가치와 도구적 용도가 조화를 이루는 공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세계적 공예의 예술도시로써의 청주를 부각시키는 한편 관련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문화산업형 축제다.

2003 공예비엔날레는 전 세계 공예인들의 참여와 관심 속에 예술적 가치와 실용적 가치를 만들어내며 32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예의 예술가치와 실용적 가치의 조화를 통해 세계공예의 새로운 지평확대를 목표로 했던 공예비엔날레는 공예의 불모지인 청주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고 있다.

세계공예예술의 진흥과 공예상품개발과 수출촉진, 공예의 교육적 기능확산에 목표를 둔 2003년 공예비엔날레는 △세계적 비엔날레의 도약 △산업형 비엔날레 추진 △체험을 통한 공예의 교육적 기능강화 △모든 시민이 함께 하는 비엔날레 △직지와 연계한 비엔날레추진에 뒀다.

쓰임은 아름다움(美)과 더불어 공예의 필수적인 가치. 쓰임과 아름다움의 유기적인 결합이 중요함에도 불구, 적어도 국내에서는 아름다움이 쓰임에 우선해 왔다. 그 결과 공예 고유의 기능은 ‘박제’ 됐으며, 공예는 점차 생활공간과 격리돼 전시공간을 메우는 조형물로 변질됐다. 동시에 공예는 수요대중과 점차 멀어졌고 소수 예술가의 창작행위로 의미가 축소됐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행사는 오브제 중심의 굴절된 국내 공예 현실을 극복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공예의 박제된 기능이 아닌 살아있는 기능을 되찾아줌으로써 공예가 실생활공간에서 누구나 사용하고 즐기는 창작물이며, 아름다움의 실사구시와  공예의 르네상스를 위해 ‘비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공예비엔날레 전시행사의 핵심 컨셉은 공예품의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가를 체감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전시 관람공간 연출에 힘쓰고 도슨트(전시해설 전문자원봉사활동)제를 확대함으로써 일반 관람객이 쉽게 공예를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조직위는 쓰임의 주제에 맞게 전시공간으로 사용된 예술의 전당 일원의 기존시설을 최대한 활용했고 기존시설의 재활용 및 시간성과 연출성을 고려한 자재와 공법을 사용했다.

지난해 행사는 작품전시의 양적·질적 면과 대규모의 관람객을 동원했고 단순히 볼거리제공에 그치지 않고 공예의 생활가치를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3 공예비엔날레는 쓰임의 감성적 실용공예품과 공예와 사용주체, 생활환경의 긴밀한 조응관계 복원, 수공예적 쓰임을 통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제안 등을 통해 공예가 이른바 순수미술의 종속적 지위를 벗어나고 공예분야 내에 주류의 조형 이념을 수용하는 고유의 장르적 특성을 복원하는 계기가 됐다.

전통공예와 전업공예가들은 “‘문화적 퇴행’ 또는 저급한 상업주의로 치부하고 소위 예술공예품은 전시공간이라는 두터운 성을 쌓아 전통과의 단절됐다”며 “공예는 일상생활의 품위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향수를 가능케 하는 아름다움은 공예의 필수적인 한 분야”라는 것이다.

2003 비엔날레는 휘장사업과 입장권, 영업시설 임대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은 10억4천700만원으로 2001 비엔날레 수익 6억4천800만원보다 61.9%가 늘어났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직접유발효과 132억원, 산업생산유발효과 496억원, 홍보효과 52억원 등 모두 680억원의 추정돼 2001청주국제비엔날레 파급효과 633억원보다 7.4%가 증가했다.

관람객들이 가장 만족스런 이벤트는 체험행사가 40.5%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공예문화도시로서 청주를 인식하게 됐다는 응답이 51.1%로 나타나 청주가 공예문화도시로서의 인식에 비엔날레가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예비엔날레는 청주시의 대표축제로 교육·문화의 도시 청주의 정체성을 어떻게 수용하고 세계 속의 공예도시 청주의 비전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가 과제다.

2003 비엔날레는 많은 관람객과 국제 규모의 작품공모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한 축제성의 확인 등을 통해 지역대표축제로서의 가능성 확인과 지역이미지 개선, 공예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예비엔날레는 전문적인 기획 및 운영, 공예산업부문과의 체계적인 협력관계구축 등이 필요하고 지역정체성을 대표할 수 있는 축제로서 공예산업의 메카라는 인식을 심어야하며, 세계공예 예술의 진흥, 공예상품의 개발과 수출촉진, 교육적 기능확대 등이 필요하다.

2005년 행사는 시민과 함께 하는 문화관광축제를 비롯한 △상설 축제전담기구의 설치를 통한 지식인프라구축 △공예산업의 육성을 위한 지식인력지원체제 구축 △지역 내 공방과의 연계를 통한 공예체험의 공간 조성 등 지속 가능한 축제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박호표(청주대) 교수는 “2005 공예비엔날레는 보다 전문적이고 대중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하고 공예비엔날레가 청주의 소규모 축제와 연계해야 된다”며 “지역 내 산재해 있는 공방에 공예체험공간을 조성하며 ‘공예산업의 도시=청주’라는 인식효과를 거두는 등 유익한 청주의 대표적인 축제로써의 기능과 공예산업의 진흥이라는 컨셉이 청주시의 장기적인 지역개발방향과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인기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사무총장은 “2004년에는 공예문화발전과 공예산업육성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거리공예프로젝트와 공예를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기물로 재 탄생시켜 나가겠다”며 “우수 공예인 양성, 공예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첨단문화산업단지내에 공예산업 클러스터를 조성,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등 2005 비엔날레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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