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의 연속이고 내일의 시발일 뿐이지만, 맞는 자세는 달라야 할 것 같다. 오늘이 새해의 첫날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새해 달라지는 법이나 제도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적응을 하지 못해 낭패를 볼 세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크게 변하는 세태를 바로 볼 안목을 갖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식과 정보의 수명이 현저히 단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할 정도로 지식과 정보의 수명이 10년 정도가 됐지만 이제는 2년 이상으로 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모든 게 지독히 빨리 변한다. 어물어물 하다가는 저만큼 뒤지는 낙오자가 되기 쉽다.

세태 변화, 바로 볼 줄 알아야

그러다 보니, 매우 절망스런 일이지만 1등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모두 패자가 되는 사회로 변하고 있다. 실험실과 공장이 따로 있던 구분도 사라져 실험실에서 성공한 시제품은 즉시 대량생산으로 들어갈 수 있고 전세계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된다.

새로 맞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敗者)가 존재하는 사회로 치닫고 있다. 젊은 실업이 크게 느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이제 사회를 이끌어 가는 힘이 ‘인정(人情)’ ‘학력(學力)’ ‘가문(家門)’같은 전통적 가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과 같은 컴퓨터와 통신기술에 있게 된다.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이 상식화된 사회이기 때문에 사용법을 알지 못하면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고 있다. ‘컴맹’ 이 되지 말아야 한다.

그런가 하면, 국내에 우편물을 보내면 사흘 정도 걸리고 미국의 경우 한 두 주가 소요되던 상식이 깨지고 전 지구 어느 곳이나 국경선이 없이 정보가 유통되는 상황으로 변모하고 있다. 청주에서 충주로 이 메일을 보내나 미국 아니 중동으로 보내나 마찬가지이고 국제전화를 컴퓨터를 이용해 무료로 할 수도 있다.

이러다 보니 우리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생태도 크게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조직의 청년화와 경험의 사장화 현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조직의 나이가 대폭 젊어져 30대도 조직에서 밀려나야 하고 대학에서 배운 짧은 경험이 약효를 내지 못하는 현상을 빚고 있다.

도처에서 정년이 단축되고 중요 보직에 젊은 피가 수혈되고 있다. 특히 게임산업 등 첨단분야에서는 십대화(十代化)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신 연령을 낮추는 일에 진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권력, 권한의 분산화와 조정력의 결여 현상이 광범하게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업무처리의 권한과 책임을 광범하게 위임하게 된다.

따라서 주인을 대리한 대리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주인을 속일 수 있어 전국적으로 횡령사건이 빈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도 제반 통제, 조정력을 잃어 대통령까지도 ‘못해먹겠다’는 한탄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세상 보는 눈 미래에 맞추길

나아가서, 이제는 모든 조직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이행하는 현상을 바로 봐야 한다. 총장, 교장, 교사 중심이던 학교가 학생 중심이 되고 기업도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가정에서도 가족이 고객이 돼야 한다.

수요자 중심의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요자에 관한 정확한 기록. 데이터베이스화, 정보네트웍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래서 안경점에서까지도 찾는 고객을 컴퓨터 자료화해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식당, 바베큐점, 옷가게 등 모든 점포들까지도 그래야 할 상황으로 가고 있다.

새해 첫날을 맞는 자세는 바로 급변하는 세태에 나를 적응시킬 결의를 다지는 그런 마음가짐을 갖도록 해야 한다. 내 주장대로, 고집대로 살 수 없는 변화의 세태를 바로 읽어야 할 시점이다.

미래를 바로 읽어야 길을 찾을 수 있다. 술에 찌든 망년, 제정신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세상을 탓하기 전에 내 스스로가 지혜로워져야 한다. 적응 능력을 기를 다짐을 하는 새 아침이어야 한다.

/ 청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birdie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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