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03년도 내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지나온 우리들의 삶을 돌아다보면 살기 어려운 세상속에서 기적같이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할 때 감사할 수 밖에 없다.

이제 우리들은 살아온 나날에 대한 아름다운 결산을 하면서 아름다운 새 출발을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돌아다보면 내 자신이 나의 성장을 위해서 금년 1년 동안 어떠한 일을 했으며, 그 결과는 얼마만큼 성취했던가를 살펴보면서, 만족할 수 없다면 그 대책을 구체적으로 세울 때라고 생각한다. 또 내가 설 자리에 서서 남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밝은 사회조성을 위해서 얼마나 헌신하면서 땀을 흘렸는가를 생각할 때 부족했다면 새해에는 더욱 분발할 것을 다짐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서는 내 가정, 내 나라 안팎에서 일어났던 크고 작은 일들을 꼼꼼하게 짚어보면서 우리들의 행복지수에 기여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가려서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사회, 행복한 나라, 행복한 세계를 위한 아름다운 꿈을 펼쳐야 할 것이다.

마태복음 25장을 읽게 되면 유명한 달란트 비유가 나온다. 어떤 사람이 타국으로 떠나면서 세 종들을 불러서 그 능력대로 한 종에게는 금 5달란트를, 다른 종에게는 2달란트를, 또 다른 종에는 1달란트를 맡긴다.

오랜 후에 주인이 돌아와서 종들과 결산을 하는데 5달란트를 맡았던 종은 장사해 10달란트를, 2달란트를 맡았던 종은 4달란트를 내놓아 주인으로부터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칭찬을 받을 뿐 아니라 더 많은 것으로 맡김을 받으며 주인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고, 1달란트 받은 종은 땅을 파고 묻어 놓았다가 그대로 내놓으니 주인이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꾸짖으며 1달란트마저 빼앗아 10달란트를 가진 종에게 주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아름다운 결산을 한 종과 그렇지 못한 종을 만나면서 나는 과연 어느 쪽에 들 것이가를 생각하며 10달란트를 결산해서 축복받은 종을 부러워한다.

한해의 종지부를 찍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아픈 세월을 묻어버리는 망년에만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새롭게 다가서는 세월 속에 우리들의 비전을 아름답게 깔아보는 시간도 될 것이라고 생각할 때 여기에 아름다운 결산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준형 / 시인·예원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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