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학교에서 받는 교육,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 이해찬 세대라고 불리는 최저 학력 출신은 아니지만 그 은사께서 잘 버무려 주신 교육 제도로 인한 수많은 신음들을 오늘 여기서, 대리인이란 자격으로 몇 마디 하려 한다.

다른 나라에서 다 망했다던 열린교육을 끌어다 교실 문을 저마다 활짝 열어젖히고 무수히 많은 갱지에 빼곡이 들어찬 문제지의 글들을 종일 바라보았던 것이나, 특기 하나로 먹고 살 수 있다고 “네가 예쁘면 네 외모만 가꿔라, 대학 저절로 간다”라고 듣고 있던 순진한 학생이 결국 덜덜거리는 오토바이 타고 커피 배달하는 것이나, 단군이래 최저 학력, 혹은 대한민국 역사이래 최저 학력이라 평가받는 것 또한 말이다.

대한민국은 이래나 저래나 죽어도 학벌 위주의 사회이다. 아무리 발악을 하고, 죽어라 용을 써도 일단은 사농공상, 유교의 이념을 충실히 받들며 살아가는 나라이다. 이런 나라에 먹히지도 않을 교육제도가 고스란히 들어왔다는 것부터 잘못이다. 그리고 그 교육 앞에 하염없이 약해지는 우리는 외줄 위에 서 있는 한 무리의 하얀 양떼다.

처음에는 ‘메에’라는 울음소리와 티 하나 없이 하얀 몽실몽실한 털을 가지고 있지만 차츰 모든 것이 변해 간다. 교육은 양들 중에 유독 색이 다른 양들을 끄집어 아래로 떨어뜨리고 떨어진 양은 구슬프게 울어도 평생 낙오자일 뿐이다.

우린 무엇을 향해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실추돼 버린 내 아버지, 어머니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 아니면, 막연히 위인전에서 배운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남들이 하니까, 나도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삶을 위해? 이중에 어느 하나라도 포함된다면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의 피해자다.

오직 공부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우리들이 접하는 수많은 매체에서 말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어쩌면 우리가 가진 모든 개성을 버리고 이 교육에 전념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향상된 삶’을 누리는데 필요한 마지막 수단일 수도 있다.

진짜배기 교육을 받고 싶다. 똑같은 엘리트들만 꽉 들어찬 한국은 가망이 없다. 누구는 감옥에도 들락거리고, 누구는 적당히 주먹 쓸 줄 알아야 하며, 누구는 춤을 추며 무대를 전전해야 한다.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좀 더 나은 우리 한국을 개척해 갈 것이다. 맹목적인 훌륭한 사람을 만들기에만 급급한 우리 식의 교육, 이젠 싫다. 우리 십대는 똑같은 하얀 양떼가 아니다.

유아름 / 충주여자상업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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