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고정관념 속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이다. 우리생활 속에서 찾아보면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자신만능주의에 빠진 사람이 있고, 사회적·정치적 힘을 가진 사람의 말이면 무조건 굽히고 쩔쩔 매는 사람도 있다. 시민단체나 정치적 모임에서는 자신들만의 색깔을 갖고 관변단체와 진보단체로 분류하고 여당과 야당으로 분류해 물과 기름처럼 끼리끼리 뭉치는 모습을 접하게 된다.

이러한 모든 논리는 삼팔선을 그어놓고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사상으로 길들여졌듯이 너와 나라는 상대적 의식이 깊게 뿌리내린 결과라 하겠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는 뿌리 깊은 잠재의식과 현실에 적응하며 개혁을 주장하는 시대적 갈등이 있기 마련이지만 모두가 자기 시각에 상대를 적응시키려 한다.

전문분야의 일을 살펴보면 정치와 NGO의 활동이 그러하다. 정치에선 언제나 야당의 성향을 가진 사람은 여당 내에서도 야당의 역할에 앞장선다. 각종 시민단체들도 관변단체와 진보단체로 명명되며 역할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단체들로 연대나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세력화 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의 목적은 밝은 사회로 만들어가자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생활의 일상에는 자신의 주장이 지나치게 강해 이기주의라 할 수 있는 고정관념에 얽매인 생활들이 너무나 많다.

먼저 정치 고정관념을 바꿔보자.
요즘의 정치판의 행태를 보면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올 지경이다. 여당이 그렇고 야당도 그렇다. 지나간 대통령들은 사심 없는 정치를 위해 소속정당을 떠나야하는 절차를 거쳤다. 대통령의 자리란 여·야가 아닌 국민의 대통령이기에 특정정당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 뜻을 앞세운 야당의 요구로 소속정당을 떠나야했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현실은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위해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여소야대의 불리한 상황에서 최소여당’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아무리 대선을 도와 대통령의 자리에 당선을 시켜준 공로자라 할지라도 과거처럼 정경유착이나 지역패권주의를 부르짖는 인사들은 과감하게 개혁의 대상으로 삼고자하는 것이다.

결국은 대통령이 소수의 지지 세력만을 이끌고 새 살림을 차리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그렇게 믿었던, 청렴결백해야 할 측근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진정한 개혁을 부르짖는 대통령이 측근비리문제를 어찌 풀어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어찌 보면 대통령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만이 개혁의 주체라고 생각하며 시민혁명을 거론하는 그 자체가 잘못된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

이제는 정치권의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 방탄 국회로 자신들의 죄를 덮어버리고, 패거리정치로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면책특권을 남용해 유언비어로 상대방의 발목잡기와 특정인이나 기업체를 공격하며, 당리당략을 위해 국회를 공전으로 이끄는 등 국민 앞에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파렴치한 정치행태는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확실하고 분명하게 불법이 드러난 부분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한국은 가계부채가 춤을 추고, 노동쟁의가 판을 치고, 기업은 한국을 떠나고, 국가경쟁력은 떨어지고, 실업자는 넘쳐나고, 농민의 내일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이 부패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를 악물고 살아가는 국민의 분노가 언제 폭발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 욱 / 청사모 사무국장 (ccmo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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