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IC 톨게이트에서 사랑의 열매 공동모금활동을 했습니다. 아마도 매년 했으리라 생각되지만 참석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마도 본회가 운영하는 복지시설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모금활동에 참여를 요청하였음직한데 처음에 든 생각은 “하필이면 이 추운날 정신없이 바쁜 때에....”라는 다급함과 황망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첫날 모금활동을 하신 분들의 반응은 생뚱맞게 “돈을 주고라도 한번 해봐야할 일”이라며 다들 흥분에 겨워 3시간동안 본 일과 느낀 점들을 말하면서, 좀더 여유가 있었다면 아이들과 함께 다시 한번 나가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좁은 소견에 “또 오버하는 거야!”라고 중얼거리며 토요일 오후, 귀찮음과 어색함, 추위에 떨 각오를 하면서 톨게이트로 향했습니다. 막상 모금활동을 시작했는데 정말로 그게 아니었습니다.

노란색깔 사랑의 열매 조끼를 입고 청주진입차로 톨게이트에 서서 모금을 시작했는데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이 어찌 그리 다양한지요. 톨게이트를 여러차례 지나치는 트럭과 버스기사님들과는 매양 고개숙여 인사를 주고받고 어떤 이들은 웃으면서, 어떤이는 차안에 있는 동전을 다 뒤져서 쏟아붓고, 어떤 이들은 고속도로 카드로 요금을 내고도 일부러 지갑을 꺼내 모금함에 넣기도 합니다. 바쁜 길에 일부러 수고한다고 말 한마디 던지고 가는 사람, “내 딸도 이거 하는데?” 웃으며 지나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들은 수고한다며 초코파이나 캬라멜을 주고 가기도 합니다. 물론 그중에는 외면하며 지나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3시간 남짓 톨게이트에서 각양각색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서 문득 ‘익숙함’이라는 단어가 생각납니다. 친근하게 고개인사하고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처음엔 어색했던 기부가 어느덧 익숙한 행위로 자리매김한 듯 하고, 모금함에 동전을 넣는 부모의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들의 모습과 모금활동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던 자원봉사자의 모습을 보면서 기부행위에도 교육이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3시간의 짧은 모금활동이 준 것보다 받은 게 더 많은 시간이 되었다는 게 모금활동에 참여한 모두의 생각일 겁니다. 추운 겨울날 사랑의 열매 모금활동에 참여를 부탁드리는 이메일을 받고 선뜻 동참해주신 청주시 이춘숙, 서금옥님을 비롯한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시민 모두가 모금활동을 어색하지 않고 생활속에 친숙한 문화로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손명희 / 청주여성의전화 회장(chyj8709@hanmail.net)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