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의 비밀이 하나씩 허물을 벗어가고 있다.
지금 기업은 아까운 돈을 정치권에 상납한 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내 돈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을 것이며, 돈이 남아도는 기업이 어디에 있을까.

정치권에 정치자금을 공개적으로 후원하면 법적인 세금공제가 가능하며 합법적인 후원이므로 어떠한 불이익도 당하지 않는 것으로 돼있다. 문제는 합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주고받은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기업은 정부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정치권은 정부와 기업의 중간역할을 해주며 그 대가로 불법자금이 오고가며 상부상조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왔던 것이다.

결론은 적법한 절차가 아닌 불법적인 청탁을 목적으로 해 거래됐거나, 정치권의 압력에 의해 억지춘향으로 빼앗긴 경우라 할 수 있다. 좋은게 좋다고 정치권과의 우대관계를 위해 스스로 상납을 하는 경우와 정치브로커들의 개입으로 정권이 바뀌면 팔자를 고쳐보기 위한 뇌물성의 후원금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금은 충분한 계산에 의해 부족함 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이 불법자금을 조성하는 이유는 불법선거를 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법을 준수해야하는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에 관한 문제에서는 오히려 그 누구도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가 상대방의 도덕성에 흠집 내기를 하며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의 특검법처리 문제를 놓고 흥정을 하는 현실은 국민 앞에 검정색을 내놓고 이것은 흰색이니 그리 알고 따르라는 것처럼 보여져 안타깝기만 할 따름이다. 나에게 죄를 묻고자하면 너의 죄를 먼저 인정하라는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서로가 없던 일로 하자는 타협안을 가지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자하는  것이다.

문제는 불법으로 행해진 죄의 크기로 정당성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의 죄는 작고 너의 죄가 더 많으니 너보다는 내가 청렴하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법이란 형평에 어긋남이 없는 잣대로 심판하며 도덕성은 죄의 크기로 비교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황당한 경우를 당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은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요구하는 정치권에 거절하지 못하고 요구조건을 들어줘야만 했던 기업들은 ‘가는 만큼 오는 것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었으며 사실상 정경유착의 관계로 발전해 ‘재계의 떠오르는 별’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정치권에서 기업으로부터 받는 정치자금의 순수성을 따지며 공개적인 후원금을 제외한 그 어떤 불법적인 자금도 인정하지 않고 법적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국민 앞에 옳고 그름을 심판받고 정치자금의 흐름을 만천하에 공개해 부도덕하게 관리해온 기업의 비자금은 정치자금으로 받지 않겠다는 중대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기업도 더 이상 정치권에 끌려 다니며 위험을 무릎 쓰고 비자금을 조성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정치권도 불법자금을 조성해 유권자를 관리하는 방법을 없애기 위해 지구당을 폐쇄해 불필요한 자금의 지출을 막아보자는 중대한 결정에 이미 합의를 한 상태에 있다. 이는 정치개혁의 의지가 정치발전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며 정치권에서도 국민 앞에 당당하고 떳떳한 정치를 하고자하는 의지로 보여지고 있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이욱 / 청사모 사무국장 (ccmo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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