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에 대한 기준은 무엇이며 테레사 수녀는 미인인가. 엉뚱한 듯한 이 말은 단순히 미인의 관점에서 테레사 수녀를 생각해 보기 위해서 서두에 불쑥 덜진 말은 아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미인은 무엇인가 하는 점을 생각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사람이 사물을 인식하는 경우에 그  90%는 시각을 통해서라고 한다. 시각은 이처럼 사물을 받아드리는 인체의 중요한 부분이자 외부 사물에 가장 예민하게 작용하는 감각기관이다.

따라서 사람은 눈으로 어떤 사실이나 사물을 확인 할 때 그것을 믿는 경향이 있고 또한 그러한 문화에 익숙해 있다.  그리하여 ‘백문이 불여일견(百聞 不如一見)’ 이라는 말도 있고  맛과 관련하여서도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라는 말도 생긴 것 같다.

이처럼 인간은 다른 동물의 경우에서보다 시각적인 관점에서의 판단을 중시하고 그에 대하여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사람에 대한 판단과 관련하여 외형적인 미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고 이는 남성에서보다 여성들에게 더욱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여성 편에서도 이를 수긍하며 아름다움과 관련된 일이라면 어떤 대가나 수고도 치르는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두툼한 옷을 입고 다니는 겨울에도 어떤 여성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짧은치마를 입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모습을 본다.  활기찬 모습에 눈길이 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 자신이 추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추워하는 자신이 내심 부끄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이 정도는 괜찮은 것 같다.  여성과 시비를 걸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종종 여성 편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생존에 관련된 문제라도 되는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장기간 다이어트는 예사이고  많은 돈을 들여 신체 부위를 성형수술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아름다움에 대한 지나친 욕구로  종종 목숨을 잃는 불행한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러한 소식에 접하게 되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아름다움이 무엇이기에  생명과 바꾸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우울해진다.

아름다움 그 자체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에 부닥칠 때 참된 의미에서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성숙함이 필요하다고 본다.  ‘형식은 만사이다’라는 말처럼 외형이나 격식은 경우에 따라  인간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더욱이 훌륭한 외형과 내용이 일치한다면 그 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형은 내적인 성장에 따라  변화될 수 있고 그에 따라 외형 또한  다르게 인식될 수 있는 가능성은 많다.
서양 사람들은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삶에 익숙한가하면 관상불여심상(觀相不如心相)이라는 말도 있다.

이는 외형보다 내면의 가치와 그 중요함을 강조하는 말임은 말할 것도 없다.  생각해 보면 나라를 기울게 할만큼 아름다웠다는 양귀비나 클레오파트라의 미는 오래가지 못하였다.

그러나 슈바이처 박사나 테레사 수녀 등과도 같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인간애는 시공을 넘어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오래 감동을 주고 있다. 정한 아름다움이란 이처럼 외면에서보다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숭고한 인간미가 아닌가 싶다.

화장으로 꾸며진 인위적인 미가 아니라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배어나는  아름다움이야말로 병든 영혼을 치유하는 생명의 미로 사람들의 마음에 비문처럼 새겨져 오래 오래 칭송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러한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이야말로 순간 사라지는 덧없는 미가 아니라 죽었다 소생하는 불사조의 화신처럼  영원한 미를 지닌 진정한 의미의 미인이라고 하겠다.  테레사 수녀는 마음이 아름다운 미인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아름답게 새겨져 있다.               

황문수 /   충청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