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오송은 관련특별법이 정치적인 문제로 표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럴수록 계획과 준비를 통해 지역발전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어 새로운 신도시의 개념을 통한 지역의 성공적이고 특징적인 정주공간체계를 미리 그려 본다.

우선적으로 도시의 형태는 지방정부의 규모와 형태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치적 선결이 필요하다. 한편 사회적으로는 이론적 도시구성원칙인 다양한 계층의 혼합과 현대도시구성의 새로운 추세인 계층의 분리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결정하되 기본적으로 독립적 사회구조가 형성이 되도록 한다.

또한 경제적으로는 신도시 뿐만 아니라 주변지역과 연담화를 통한 경제권역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도시 내부적으로 자족적 경제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문화적으로는 새로운 문화의 규정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일치되도록 한다.

이는 기반시설의 인위적 계획보다는 일반문화의 속성인 장기성, 자생성, 변화성에 기인해 기초적 환경과 구성원의 교육, 그리고 전문화되고 체계화된 관리조직을 통한 민중문화형성에 힘쓴다. 또한 행정적으로는 문화행사를 기획하기보다는 시민들에 의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한다.

 마지막은 물리적으로 토지이용을 극대화하고 동선 종류별로 독립적인 공간을 형성하면서 최소한의 교차를 허용하며 용도지역간의 전이에 충분한 완충공간을 두면서 공간적 영역성을 확립한다. 또한 도심의 생태적 중심역할을 하는 공원녹지공간을 조성하고 도시내 녹지축을 형성시켜 경관적 생태적 안정성을 증대시킨다.

이러한 도시는 유명한 도시역사학자인 루이스 멈포드(Lewis Mumford)가 지적한 “현대의 도시는 몸은 있지만 마음이 없는 삶의 영역”이라는 비평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도시모델의 건설이 가능하게 된다. 몸과 마음이 있는 도시를 위한 구체적인 도시공간구성원칙은 아주 단순하다.

우리의 정주환경을 예전처럼 다시 인간에게 돌려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마음대로 걸을 수 있고 걸으면서 편안한, 그리고 그 속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해 다양한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모듬살이의 터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첫째, 인간의 눈높이에 맞춘 도시다.

지나가는 차량이나 비행기에서 보는 도시가 아닌 인간이 편하게 느끼는 인체규모를 바탕으로 이루어짐을 의미하는 것으로 초고층 아파트나 대규모 복합시설처럼 심리적, 시각적 위압감을 주는 것보다는 작지만 주제가 있고 얘깃거리가 있는 다양한 계층의 참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둘째는 자연스러움이다. 효용성을 강조한 직선적 느낌, 경제성을 강조한 획일적 건축물은 얼굴이 없는 도시의 전형적 표상일 뿐이다. 지형에 순응하고 주변의 형태와 시각적인 조화를 이루면서 마치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구조와 형태를 뜻한다. 우리는 이러한 도시에서 스토리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셋째, 편의성과 사회성이다. 보행자전용도로를 통한 다양한 광장에서 여러 계층의 만남과 융합으로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건설되는 신도시는 정치, 사회, 문화, 경제적으로 안정된 구조 속에서 이를 물리적인 형태로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그리고 치밀한 지혜의 결집이 필요하고, 당장 계획과 건설하는 우리보다는 다음세대에 가서나 구체적인 윤곽과 도시로써의 자리 메김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근시안적인 안목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과거와 미래를 어우를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황재훈 /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jhwang@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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