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당구의 구도심권이 위험하리 만큼 한산하다.

재래시장을 상권으로 하는 우암동의 북부시장과 중앙시장이 있는 북문로2·3가와 상당로의 대 도로변을 걸어보면 한집 건너 빈가게이거나 임대하는 건물이다. 몇 년 전만해도 도로변과 중앙로의 점포를 권리금이라는 명목으로 프리미엄이 붙어 권리금만도 억대를 호가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북부시장과 중앙시장은 70%의 상권이 파산한 상태이며 남아있는 상가도 빚더미에 곤혹을 치루고 있다.

우암산을 끼고 있는 내덕동과 우암동, 중앙동은 청주대학교와 주변의 주거세대가 주축을 이루는 계층이다. 그나마 청주 대학교 학생들이 주요고객인 우암동 지역은 하숙과 자취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소비문화로 지탱하고 있다.

하지만 천안·아산지역의 무리한 대학설립과 신입생 유치 경쟁으로 청주대를 비롯한 충북권 대학들은 신입생유치에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또한 내년 4월 개통될 경부고속철도는 서울에서 천안까지가 20여분 거리이다.

지방유학생들이 하숙이나 자취를 포기하고 고속철로 통학을 하게 된다면 고속철이 정차하지 못하는 청주지역의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도심의 공동화 현상은 커져만 갈 것이다.

더구나 상당구 도심권의 현실은 빈 점포와 노인이 혼자서 거주하는 주택과 아예 빈집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은 외곽지의 개발이 불러온 도우넛 현상의 도심 공동화가 발생된 것이다. 신도심과 구도심의 편파적인 개발은 흥덕구가 선거를 앞두고 지역분할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전을 준비하는 청원군청과 충북 경찰청마저 떠난다면 신·구 도심지역의 불균형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금융이나 행정이 뒷받침하는 그 무엇인가의 개발이 시급한 때이 다. 무조건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파헤치고 밀어붙이는 개발보다는 주민들의 재산관리와 가계부담을 한번쯤 짚어보는 행정이 필요할 것이다.

빈집과 점포를 갖고 세금만을 징수당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겠다. 도심이 공동화 되어간다는 것은 수요가 남아돈다는 이야기가 된다.

구주택지까지 사람들이 넘쳐날 때 주민의 생활흐름에 맞춰 주거단지를 개발하는 방향이 시민의 재산권을 지켜주며 사치에 물든 서민경제를 조율하는 역할도 가능할 것이다.

수입과 비례하지 않고 삶의 질만을 고집하며 넓은 평수의 아파트와 고급승용차를 고집하고 저축정신과 내일의 꿈을 잃고 살아가는 소비 족과 사치 족들의 대책 없는 카드사용으로 자신과 가족을 망가뜨리고 있는 현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해방 이후 도청소재지중 인구증가율이 전국최저인 청주의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도심을 확장시키고 인구를 유입해 지방재정을 튼튼히 해나갈 필요를 느낄 것이다. 또한 행정수도를 논하고 있는 이때에 기본인프라를 위한 개발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로 인하여 같은 지역에서 일부지역이 붕괴돼가는 현상이 일고 있는 현실은 진정시민을 사랑하고 깊은 곳까지 속속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행정이라 할 수 있을까?

현재의 자치단체는 과거의 통치행정에서 서비스행정으로 전환되어 주민이 주인노릇을 하는 시대라는 것을 명심하고 서비스행정의 혜택이 주민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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