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제와 하이닉스
충북경제와 하이닉스
  • 김정원(취재부장)
  • 승인 2003.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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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미국 상무부가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상계관세(44.71%) 최종 판정으로 하이닉스는 회사 설립이래 최대의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예비판정에서 내렸던 57.37%보다는 다소 떨어진 비율이지만 이 같은 상계관세를 물어야 할 경우 하이닉스의 대미 수출은 사실상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는 하이닉스는 세계무역위원회 최종 판정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있다.

이번 상계관세는 최근 봇물처럼 터지고 있는 하투(夏鬪)로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 그치지 않고 조선·철강 등 기존 통상현안도 줄을 잇고 있어 최근 경기침체로 불안한 수출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이닉스는 미국의 상계관세에 대한 최종 판정에 대해 “미국 정부의 숨겨진 의도를 위해 진실을 외면한 강대국의 부당한 횡포”라며“이번 판정은 채권단의 채무재조정 등 순수한 상업적 판단에 의한 조치를 미국이 정부보조금으로 간주한 것은 자국의 이익을 위한 조치이자 하이닉스를 고사시켜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려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이닉스는 미국의 상계관세에 이어 EU도 34.9%의 수입 관세를 부과할 움직임이다. 다우존스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유럽 각국 정부에 이 같은 수입 관세를 부과토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앞서 EC가 하이닉스에 대해 4개월 간 33%의 잠정관세를 부과하는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유럽은 7월 하이닉스에 대한 최종 관세율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 때 결정되는 관세는 8월부터 적용되며 최대 5년까지 적용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하이닉스에 대한 상계관세가 D램 업계 재편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즉 단기적으로 반도체주가 동반 조정을 보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수혜가 기대되는 반면 하이닉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이닉스의 미국 수출물량이 축소되고 유진 공장의 생산공정 확대 등으로 대응하겠지만 유럽연합의 최종 판정이 남아 있고 대만과 일본의 D램 업체들이 상관관세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악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청주경실련 등이 지난 21일 미국의 하이닉스 상계관세 판정과 관련, “미국의 이번 조치는 강대국의 횡포로 정부는 굴욕적 대미 외교를 중단하고 국내 반도체 산업 보호를 위해 강력히 대처하라”고 촉구한 것은 하이닉스가 충북경제(작년 수출 25%)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의 미, EU의 통상마찰에 대한 안일한 대처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들이 자국의 반도체업체를 보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를 비난하기 앞서 화급한 것은 최선책이 없다면 차선책을 통해서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고 수출 다각화 등을 통해 ‘총성 없는 전쟁’의 난관을 뚫어야 하는 것이 세계 무역의 냉엄한 현실이다.

“앞으로 10년, 50년 무엇을 먹고살아야 할지 생각만 해도 등골에서 식은땀이 난다”는 삼성 이건희 회장과 하이닉스가 한국 경제에 기여한 공로는 엄청나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며, 한국경제는 반도체와 핸드폰이 없다면 벌써 무너졌을 것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우리가 세계 반도체 3위인 하이닉스에 대한 미국과 EU의 고사작전에 맞서 하이닉스를 살려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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