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읽기
희망 읽기
  • 김태철- 청주대 산업디자인학과
  • 승인 2003.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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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0을 눈앞에 둔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며 8월의 마지막 주말, 조령산 자연휴양림에서 모임을 가졌다.

저녁 늦게 도착해 산 정상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던 중 휴양림 관리사무소로부터 차를 빼달라는 전화를 받고 잠시 난감해하던 우리는 차 키를 가지러 오겠다는 직원의 말에 고마움과 함께 공무원 사회의 친절이 잠시 화제로 올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친구의 차 키를 가지러 온 휴양림 직원이 양손에 쥐고 온 두 개의 랜턴을 우리에게 넘기며, ‘내려오실 때 어두우니 조심해서 내려오세요’ 지금도 그 젊은 직원의 친절함을 생각하면 흐뭇하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활화되지 않고는 비가 내리는 늦저녁에 키를 가지러 산을 오르는 것조차 짜증날 일이었지만 20대 후반쯤 돼 보이는 직원의 모습은 밝고 명랑했다. 이런 직원이 있기에 충북도에서 운영하는 조령산 휴양림은 전국의 휴양림 중에서 수익이 3위를 달성할 정도로 시설과 관리가 깔끔했다. 후에 알아보니 이성훈이라는 직원이란다.

국민은행 내덕동 지점은 학교 근처에 있어 자주 이용한다. 얼마 전 새로 부임한 은행 지점장은 고교 동창이다. 이 지점은 워낙 붐벼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주차하려고 애쓰다 보면 지점장이 직접 주차 안내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지점장이 직접 이렇게 까지 하냐.’고 물으면 ‘다른 직원이 바빠서’라고 했다.

또한 고객들로 은행이 붐비면 가슴에 표식을 하고 고객의 편의를 직접 안내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점장 신분으로 이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엔 홈쇼핑 업체의 이민 알선 상품이 판매 80분만에 1천 명이 신청하여 175억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홈쇼핑 8년 역사상 단시간 내 최고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신청자 중 30대가 51%, 20대가 11%에 달해 놀라움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신청자의 연령대가 20∼30대층이어서 우리나라를 떠나려는 젊은 층이 많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왜 이들 젊은 층은 우리나라를 떠나려 하는가. 그럼에도 집권 6개월을 맞은 여당인 민주당은 신당 문제로 볼성 사나운 작태만 보여주고 있어 국정을 책임진 집권여당이 맞는지 한심하기 그지없다.

추석을 앞둔 농촌은 잦은 비로 농작물 수확을 포기할 정도로 어려움이 배가되고, 노동자들의 파업은 연이어 이어져 경제성장의 그늘을 드리우고, 젊은층의 취업 문턱은 한없이 높아만 가고, 교육환경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아 유학의 행렬은 이어지고, 부동산 값은 천정부지로 높아만 가는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다. 젊은 층의 이민 열풍은 지금의 우리나라가 그리 희망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에 기인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6개월에 대한 평점은 낮다. 그럼에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희망을 건다.
이 땅의 많은 젊은이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대통령처럼 우뚝 서는 희망을 가지고 매사에 임하도록 꿈을 보여준 사람이다. 희망을 현실화하려면 코드 맞는 사람만이 아닌 세상을 바르게 사는 사람을 찾아 등용하면 된다.

인위적인 개혁이 성공한 예는 없다. 인적 청산은 객관적인 기준하에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 조령산 휴양림의 이성훈 씨와 국민은행 내덕동 지점장 김태운씨처럼 자신의 직분에 묵묵히 열과 성으로 봉사하는 자세에서 우리나라의 희망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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