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방학은 학생들 뿐 만아니라 교수들에게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는 시기이다.

혹자 사회에서 대학교수들은 시간적 여유가 많은 집단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실상 이 시기야 말로 새로운 학문의 정리와 함께 사회적 활동의 기회로 삼고 있다.

사실 강단에 몸을 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한터라 일반적인 통념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따라서 논문이나 집필, 혹은 전공에 따른 다양한 활동을 하고 특히 외국을 다녀 올 기회가 많게 된다.
전공이 도시와 관련되다 보니 항상 외국도시에서의 방황은 어김없이 나타난다.

그래서 주워진 일정에서 벗어나 무작정 도시를 걸으면서 아무 정보 없이 맞부닥치는 여러 도시의 모습을 보면서 도시의 성격은 물론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까지 이해하게 된다.

비록 짧은 기간동안의 피상적인 도시와의 만남이지만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면서 도시정주체계의 경험은 때와 장소와 관계없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때론 우리나라의 도시현상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왜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할 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이번 방학 중에도 일본을 몇 차례 방문할 기회가 있어 도시를 돌아보면서 새삼스레 가깝고도 먼 일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행기로 두 시간 남짓 걸리고 생김새가 비슷한 외형적인 면 뿐만아니라 우리 문화의 연장선에서 볼 때 여러 가지 동질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어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현재 그들이 가지는 경제적인 우위를 차치하더라도 사회구조가 가지는 조직성이나 위계성은 우리와 매우 멀게만 느껴진다.

특히 도시조직성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데 우선 그들의 철저한 계획에 의한 개발은 도시전체를 짜임새 있고 다양한 이벤트를 가지고 있다.

단순한 건물을 지을 때도 우리의 현장에서 보는 대당대강의 눈대중이란 상상도 하지 못하고 도면에 의한 시공과 감리가 철저하여 부실성이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시공오차가 평균 5배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유관단체조사 나타나기도 하였다.

또 다른 차이점은 도시관리적인 측면에서 나타나 도시시설물에 대한 평균 유지관리연도가 우리의 약 2배로 같은 시설물이라도 훨씬 오래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과 관리에서 오는 누적된 차이는 도시의 안전성과 쾌적성에서 전혀 다른 인상과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여기에 시설을 이용하는 질서의식이 덧붙여 도로나 이면도로에 불법주차 되어 있는 차량을 볼 수 가 없을 정도로 정돈된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평균 30%이상의 교통체증감소효과를 보여주고 있어 주어진 여건 속에서 효율적으로 공간과 시설을 이용하는 측면에서 우리가 가야 할 먼 길을 암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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