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도 중세의 세 영웅인 오다 노부나가, 토요토미 히데요시, 토쿠가와 이에야쓰는 끊임없는 소설과 TV 드라마로 그 생명력을 유지해 아직도 일본인들에게는 불세출의 영웅들이다.

일본 역사에는 많은 영웅들이 나타났다. 그 첫 번째는 메이지 시대에 그토록 많은 지략가와 사상가 전략가들이 나와 우리와는 다른 길을 선택하고 근대화에 성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두 번째로 많은 인재들이 나온 시대가 필자는 중세의 상기 3인이 활동하던 시대라고 본다. 상기 3인을 빗대어 지은 하이쿠(俳句-짧은 시<詩>)가 인상 깊다.

노부나가는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죽여 버리고’
히데요시는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울게끔 만들고’
이에야쓰는 ‘두견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

이처럼 이들 3인의 성격은 매우 다르면서도 천하를 호령했던 것이다. 오다 노부나가는 성격이 관용과 잔혹함을 겸비하였고, 파괴자이자 혁신자였다.

그동안 금기시 되었던 막강한 영향력을 갖춘 승려집단을 불태워 토벌하였고, 당시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아시카가 장군의 가문을 전부 쿄-토에서 추방했으며 많은 조총을 도입했다. 노부나가는 제도와 관습 등 구습을 철저히 무시하고 변혁한 풍운아였다.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자기 부하에게는 매우 자상한 반면 적이라 생각되면 너무도 잔인한 방법으로 죽여버렸다.

유성룡이 지은 ‘징비록’에 보면, 임진왜란 전에 타치바나 야스히로라는 사신을 보내 “우리(일본)는 사신을 자주 보냈다. 그럼에도 그대들은 한번도 사신을 보내지 않았다. 이는 곧 우리 나라를 업신여기는 것이다“라 하면서 조선에서 일본으로 사신을 파견 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조선 조정에서는 바닷길이 거칠다는 이유로 일본 사신을 홀대했고 사신파견도 거부하였다.

이에 히데요시는 타치바나는 물론 그 가족까지도 몰살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에야쓰는 때를 기다리는 인동초와 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일본 역사를 무치위주에서 문치로 눈을 돌린 무사였다. 그가 말년에 남긴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떠나는 것과 같다” 는 이 한마디가 그의 성격을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상기 3인에 대한 노래도 전해지고 있으니 “오다가 떡메로 떡을 찧고, 히데요시가 손으로 떡을 돌리고, 천하의 떡(천하통일을 의미)을 앉은 채로 먹은 것은 이에야쓰라네!“라는 가사이다. 참으로 재미있게 3인의 처지를 잘 표현한 것 같다.

세 인물을 장군의 타입으로 구분하면 노부나가는 용장이요, 히데요시는 지장이고, 이에야쓰는 덕장이라 비교할 수 있겠다. 오다 노부나가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천하통일의 기틀을 마련했으나 심복으로 믿었던 부하인 아께치 미쯔히데의 배신으로 혼노지에서 불에 타죽는 변을 당했으니 천하통일 일보직전에 놓쳐버린 것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와 비슷한 인물로 볼 수 있겠다. 둘 다 급하고 불같은 성격으로, 심복으로부터 불행한 종말을 고했다는 공통점도 똑같다.

히데요시는 지장이자, 간웅으로 ‘삼국지’의 조조와 같은 인물로 보이고 천하통일을 이루고도 조조가 사마염에게 나라를 빼앗겼듯이 히데요시 또한 이에야쓰에게 천하를 물려주게 되었으니 말년과 사후에 운이 좋지 않았음은 같다하겠다.

이에야쓰는 기다려서 천하를 얻은 덕장으로 성격만으로 보건 데 ‘삼국지’의 관우나 촉국의 군주 유비 현덕 정도의 인물로 보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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