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과 디지털 영상전’이 열려 우리나라 관련 업체들의 동향과 신제품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가 예년과 크게 다른 점은 첫째, 전 세계 카메라 필름 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코닥필름’과 ‘후지필름’의 부스가 아주 왜소하거나 부스조차 없어 시장의 변화를 한 눈에 체감할 수 있었다.

둘째, 디지털 카메라의 기술 혁신은 품질의 고급화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대중화를 촉발시키고 있고 셋째, 디지털 카메라를 활용한 출력기기의 대중화다. 종전과 달리 대상물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즉시 디지털 출력기에서 인화지로 뽑을 수 있도록 그 활용폭이 매우 다양하고 질도 매우 고급화됐다. 또한 컴퓨터를 활용한 멀티미디어와 영상 편집이 일반인들도 가정에서 손쉽게 가능케 된 제품들이 많이 선을 보여 앞으로의 시장 변화를 예상케 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기업의 마인드가 얼마나 달라져 있는지 절감했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 카메라를 생산하는 ‘삼성테크윈’의 전시관은 다른 업체의 부스와 전시방법이 달랐다. 대다수의 다른 기업들은 자사의 신제품 알리기에 치중해 제품 중심의 전시가 주를 이루었으나, 삼성테크윈은 전시관 내 저마다 성격을 달리 했는데 관람자의 얼굴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잡지 표지로 만들어주는 ‘magic 스튜디오’, 실제 오토바이를 설치한 후 관람객이 사진 촬영토록 한 ‘action 스튜디오’, 연인과 친구를 위한 ‘beauty 스튜디오’ 등 3개 부스를 마련해 관람자들로 하여금 직접 사진촬영을 해볼 수 있게 하고 이를 무료로 출력해줌으로써 관람자의 호기심을 직접 해소하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렇듯 관람자의 호기심을 만족시켜 줌과 동시에 제품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제품의 특성을 정확히 알게 한 것은 기존 제품 중심의 전시방법을 소비자 중심의 전시 방법으로 달리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21세기는 소비자의 권익이 중시되는 사회다. 아무리 신기술로 신제품을 양산해 낸다 해도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지 못하고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그렇기에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시 소비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소비자별로 설문조사를 한다. 답은 간단하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고 갖고 싶어하는 제품을 만들면 팔린다는 사실이다. 만들고 보자는 무대포식 경영은 소비자에게 외면당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 뻔하다.

일방적인 기업주의 목소리보다 소비자의 다양하고 까다로운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기업만이 생존한다. 소비자 중심의 사고는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기업이 생존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면 소비자를 중시하는 기업의 인식과 비교해 볼 때 관은 어떤가.

관은 국민을 위해 얼마나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를 정책에 시의적절하게 반영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는지 궁금하다. 물론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관은 많은 차이가 있지만 국민에게 얼마만큼의 호응을 얻느냐는 데에는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공무원들이 윗사람의 눈치를 안 보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평가제도와 공정한 운영 시스템을 가동시켜야 한다. 지역 발전은 지역민의 심중을 읽고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무계획한 실적위주 행정의 실패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옴을 인식해 국민의 부담을 줄이고 국민이 편히 삶을 살도록 민심을 헤아려야 한다.

기업의 생존이 소비자에 달렸다면 관의 생존은 국민과 지역민에 달렸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지러운 세상을 헤쳐나가기 위해 몸과 마음이 아픈 국민을 헤아릴 책무가 대통령과 단체장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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