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18일간의 전시 일정을 마치고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청주시와 조직위에서는 제2회때 보다 관람객이 많이 증가했다며 긍정적인 평가 일색이다.

제1, 2회 행사는 주로 청주시의 공무원이 중심이 돼 치른 관주도형 행사였던데 반해 이번 제3회 행사는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이 주도적으로 치른 행사였다는 점이 다르다. 현재 청주시문화진흥재단은 26명으로 구성돼 있다.

재단 설립 당시 청주시는 구조조정으로 공무원들이 옷을 벗는 상황에서 문화예술의 전문인력을 채용한다 했지만 전, 현직 시장선거의 참모들이 채용되고 이들이 그동안 청주시의 각종 주요 행사를 주도적으로 펼쳐 왔음에도 전문가라 할만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의 문화예술단체,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언론은 이에 대한 통렬한 지적없이 성공적 행사라고 분위기를 띄우는 현실이 오늘날 청주의 문제다. 이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왜, 무엇 때문에 수십 억원을 들여 행사를 해야 하는지 회의를 갖게 한다. 더욱이 매회 일회성 전시관을 짓는데 수억 원이나 들이는 것은 시정돼야 한다.

또한 전시 준비에서 가장 기초적인 사항인 관람자의 편의를 도외시한 전시장 동선의 무계획성, 전시통로의 비좁음으로 관람시간의 지체를 유발하고, 전시 작품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는 등 비전문성이 돋보인 점에서 더 이상 할 말을 잃게 한다.

그 중 주제영상은 1억5천만원을 들여 ‘쓰임’이란 주제를 영상으로 표현했다는데 주제표현의 미숙함, 산만한 영상과 짜집기식 영상편집 등은 공예비엔날레의 수준을 한층 더 떨어뜨렸다.

혹자는 이러한 지적에 악의적인 비난이라 할 수 있으나 그런 사람들은 당장 광주, 이천, 여주에서 펼쳐지고 있는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에 가보라. 무엇이 잘못되고 잘된 것인지 당장 깨닫게 될 것이다.

그 곳에선 관람자의 편의를 고려한 전시장의 자연스런 동선, 전시 기획, 작품의 다양성 등 제1회 때보다 안정되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고 이런 점들이 전시기획의 전문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특히 주요 전시 기획 및 홍보는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에서 담당하고, 3개 지역의 도자기업체들이 주축이 된 도자기축제추진위원회는 판매 역할을 분담함은 주목할 만하다.

경기도가 세계도자기비엔날레에 온 힘을 쏟는 것은 도자기산업의 부흥으로 지역 경제발전을 촉진시키려는 장기적인 계획 때문이다. 이처럼 광주, 이천, 여주가 도자기 산업으로 지역발전을 꾀하려는 목적이 뚜렷한 데 반해 청주가 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하는 목적은 이미 흐려진지 오래다.

첫 해부터 공예산업이 기반이 되지 않는 공예비엔날레는 사상누각임을 강조해왔음에도 청주시와 지역 사회는 공예산업을 육성시키려는 실질적인 노력은 하지 않고 행사를 위한 행사로 스스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다음으로 행사의 주체인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은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산업의 전문가 등용은 무엇보다 청주시장의 의지에 달렸다.

비엔날레와 축제의 성격조차 파악 못하고서 벌여보고 보자는 욕심은 객기에 불과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진정 청주가 공예산업의 도시를 지향한다면 더 늦기 전에 말만 거창한 한국공예관과 6억여원이나 들였으나 무용지물인 청주공예포털사이트도 청주공예비엔날레와 효율적으로 연계되도록 이제까지의 시행착오를 전반적으로 재평가하여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청주는 베니스, 뉴욕과 함께 비엔날레가 열리는 행복한 도시입니다’란 대형 현수막의 슬로건처럼 비엔날레 개최로 청주시민이 행복한지 자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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