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카드 빚에 몰린 20∼30대의 물불 안 가리는 아르바이트의 열풍이 전국에서 몰아쳤다는 씁쓸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
소득도 없는 젊은이들에게 너댓개 이상의 카드들이 길거리에서 마구 발급되는 사회는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카드 사용의 위험 고지는 등한히 한 채 당장 돈을 쓸 수 있다는 솔깃한 유혹에다 경품 공세까지 한 카드사는 이익에 집착하여 길거리 호객 영업도 했다고 치자 그럼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일부에선 IMF로 경기가 바닥을 치며 국가경제가 위기로 내몰리자 국민들에게 카드 사용을 통해 경기를 진작시키려는 정부의 의중이 맞아떨어져 경기극복의 일등 공신이 정부의 카드 정책이란다.

그러나 카드의 무분별한 발급과 사용의 부추김으로 야기된 일련의 카드 문제를 카드 사용자에게만 책임지우는 오늘의 현실은 옳지 못하다. 정부나 카드 회사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 어느 나라가 국민들에게 카드를 맘대로 사용토록 방조하다가 한 순간에 카드 사용을 막아버려 암흑 세상으로 내모는가. 더구나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말이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처럼 카드발급이 허술하고 카드사의 이익 우선의 정책을 편 나라가 있던가. 눈 씻고 찾아보라. 카드 사용은 개인의 금융 신용 문제와 직결된다. 따라서 카드의 발급은 제도적으로 엄격하고 까다로운게 통례다.

카드문제 못지 않게 심각한 것이 음란성 메일이며 전세계적인 문제이다. 그럼에도 유독 우리나라가 문제인 것은 스펨메일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무차별 자행되는 탓이다.

명실공히 IT강국이란 말에 어울리게 우리나라의 IT산업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 폭넓게 보급된 컴퓨터와 인터넷망은 원하는 정보를 가정에서도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 또한 크다.

요즘 과도한 게임과 채팅, 그리고 음란 메일 등 문제가 심각하다. 이렇듯 인터넷 보급의 긍정적인 면 못지 않게 부정적인 면 또한 강하게 노출됨에도 이에 대한 대응은 미온적이라서 제2의 카드 사태가 멀지 않은 듯 하다.

음란메일은 사회기강을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자극적인 문안과 영상으로 버젓이 우리의 가정을 넘나들고 있다. 한국이 진정 IT강국으로 자리매김하려면 IT산업의 부정적인 면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는 대응책을 마련하면서 IT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판단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해 돈을 벌겠다는 악덕 상혼들이 판치는 것을 용인한 결과는 카드의 무분별한 발급으로 인한 사회불안이 문제되었듯이 음란성 메일 또한 청소년에게 끼치는 해악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병 주고 약 주는 정부의 정책이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정부와 기성세대는 자라는 청소년과 젊은 층이 올바르게 성장토록 보살피고 주변 환경을 조성할 책임이 있다.
젊은이에게 정신과 노동의 건강함을 일깨워야지 순간의 쾌락을 통해 돈을 마련함이 용이한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정부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기성세대의 책임이 더더욱 절실한 시대다. 8654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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