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경로당 수는 4만개를 넘어 5만개에 육박하며 청주시에는 373개가 존재한다. 이들 경로당에는 자율적인 조직체계가 있어 나름대로의 작은 사회가 그 안에 존재한다. 또한 대한노인회의 전국 조직아래 소속돼 시지회, 분회 등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경로당 덕분에 노인의 재가(在家)복지의 일부를 해결해 주고 있다. 재가복지라 함은 말 그대로 집안에서의 복지를 말한다. 보통 장애를 가진 자를 집안에서 케어(care)하지 못할 때 시설에 입소하게 되는데 대체로 이런 시설들은 땅값이 싸고 경관이 좋은 곳을 찾아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하게 마련이다.
최근에는 지역사회 내에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케어해주는 것이 인간다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는 정상화 이론의 붐을 타고 재가복지 시스템을 선진복지사회에서는 많이 도입하고 있다. 가정봉사원을 파견한다던가, 주간보호소(day-care) 또는 단기보호소, 가정간호사 파견 사업들이 바로 재가복지 시스템의 종류다. 점점 공적 사회부양 체제로 전향되고 있는 때에 시설케어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가족부양자의 케어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재가복지 시스템이 활용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언젠가는 이들 노인 중 대부분이 시설케어의 서비스를 받아야할텐데, 현재 일반 노인이 갈 만한 양로시설 역시 부족하고, 있다한들 비싸다. 또한 재가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노인 역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한정돼 있는 실정이다.
대체로 60대 후반에서 70대까지는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이 많고, 경로당에는 주로 70대 후반에서 90대까지 이용한다. 경로당 이용 노인들 중에는 십수년을 지켜온 경로당 붙박이 노인들이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초기치매 증상을 보여 경로당내에서의 의사소통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경로당이 점점 고령화되고 있어 경로당내에서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서비스가 지원돼야 할 때가 됐다.
경로당 중 이용회원도 적고 운영이 잘 안 되는 곳을 활용해 노인 재가복지를 하면 지금까지의 경로당이 보다 효율적인 복지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지금의 경로당을 재가복지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 노인전문 사회복지사가 파견돼 노화방지 프로그램 또는 노화 지연 프로그램이 그 안에서 행해진다면 노인재가복지의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다. 경로당이라는 전국적인 인프라를 이용해 컨텐츠를 개발하도록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지면 노인 1인당 들어가는 엄청난 케어비용을 절감해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경로당 놀이방은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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