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의 많은 차이 중에서 도시공간 구성면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서양이 외부공간 지향적이라면 동양은 내부 공간 지향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중산층에서 도시정주환경을 기준으로 서양에서는 다양한 외부 공간에서 많은 일상 생활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반면 동양은 내부 공간(마당)이나 주택 바로 앞의 공간에서 많은 생활을 한다.

이러한 연유로 서양은 주택의 담장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근린주구권내에 다양한 공공 공간을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만 하더라도 바로크식의 도시 가로 구조의 결절점마다 광장, 피아자, 공원 혹은 상징물 공간을 두고 여기서 사회 활동 및 여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따라서 도시 주택의 구조는 작은 규모의 단순하고 채광이나 통풍 등 환경적 요소 보다는 공공 공간으로의 접근성이나 주거 시설 앞의 준공 공 공간의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연유로 발코니나 포치(Porch)공간이나 혹은 계단으로 계획되어 외부와 접촉 빈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에 동양의 경우 담장으로 에워 쌓인 영역에서 소우주를 연상케 하는 공간의 조성을 원칙으로 하여 생산과 휴식 그리고 여가적 측면과 함께 여기서 극히 한정된 사람과 사적 교류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도시 주택은 내향적 폐쇄공간의 형태를 가지게 되어 외부 공간 조성에 소홀하게 되어 다양한 외부 활동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변화로 도시공간 구조도 바뀌게 되고 다양한 외부 활동의 증가로 외부 공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도시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도시 경관적 요소이기 때문에 외부 공공 공간의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조성은 선진 외국 도시에서 도시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세부 계획으로 인식하여 수립하고 있다.
시카고의 경우 도시내에서 권역별 외부 공간의 특성을 부여하고 이들 간 공간 체계 구축을 위해 외부공공 공간 기본계획(Open Space Master Plan)을 수립하여 운영 중에 있다.
여기에는 공원, 광장, 체육시설, 도로 등 도시 시설물이 없는 대지면의 구체적인 계획안을 내포하고 있다.

이렇듯 도시 삶의 질적 향상이란 이런 다양한 공공성의 확보 정도에 따라 결정되고 도시이미지 인지도 제고의 중요한 척도임을 감안하면 현재 우리의 중소 도시에서 가장 시급하게 시행되어야 하는 시민 위주의 도시 정책이 아닌가 싶다.
사회의 복합화와 개성화에 걸맞게 우리의 도시 외부 공간도 다양한 욕구 변화에 대응하는 맞춤형의 도시 공간의 출현을 필요로 하고 있다.

(jhwang@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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