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충북미술대전의 모집요강이 공고가 되면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가슴은 두근거린다. 추천작가라는 명예를 얻기 위해 험난한 고지를 넘어야 하는 사람들은 1년에 단 한번 찾아오는 미술대전이 고지를 넘기 위한 초석을 쌓아가는 기회로서 앞서간 선배들이 부럽기도 하고, 또한 자신이 1년 동안 열심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여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권에 들고자 노심초사하는 시기가 된다.

미술대전에서는 점수가 입선 1점, 특선이상 3점이 주어지고 추천작가가 되려면 기존에는 18점을 얻어야 했으나 금년에는 다행히 지나치게 추천작가 될 수 있는 점수가 높다해 15점으로 내려 그나마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불빛이 한 계단 내려온 느낌이다. 그렇게 예술인들이 산고를 치루며 작품활동을 해 기량을 선보이는 미술대전은 해마다 심사의 불공정성에 대한 무수한 비난과 소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정말로 유감이다. 그러한 심사에 대한 잡음은 크게 운영적인 면과 심사위원들의 부도덕성과 출품자들의 비양심적인 기회주의에 의해 발생한다.

첫째, 운영적인 면에서는 채점방식을 심사위원들에게 거의 일임해 심사위원 개인의 생각에 의해 손쉽게 입상자를 선택하게 하는 문제가 있다. 둘째는 심사위원들이 공정성을 기하기 보다는 자기가 지도하거나 알고 있는 출품자들의 작품을 선택하고 다른 심사위원과 다툼이 생겨 우겨서라도 입상작으로 밀어 붙이는 부도덕성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 심지어 지도 선생들이 자신이 심사위원에 선정되지 못하면 일면식이 있는 심사위원들에게 작품사진을 보여줘서 라도 자신의 지도아래 있는 사람을 입상작으로 만들어 주려는 낯 뜨거운 모습까지 연출되기도 한다. 셋째는 출품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실력보다는 심사위원들에게 줄을 서서라도 입상을 하려는 비양심적인 기회주의가 한 몫 거든다. 이러한 문제들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특정 심사위원이 심사하는 경우 그 심사위원들의 지도 아래있는 사람들의 작품이 대거 입상작으로 선정됐던 것을 보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도 어렵다.

단지 예술이라는 것이 주관적인 관점에서 좋고 나쁨을 판단한다는 것을 빌미삼아 내가 우수하다고 생각해 그 작품을 선정했다고 궤변을 늘어놓는 경우 양심이야 어떻든지 그 진위를 인간으로서는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같은 예술을 하는 사람들끼리도 좋은 관계에 금이 가고 심사위원들을 대하는 후학들의 마음도 존경심 보다는 이기심에 물든 추악한 사람으로 보기 때문에 자칫 공멸의 길을 재촉할 수 있다는 심각성이 내재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심사 방식을 심사위원 개개인에 대해 입상자를 고를 수 있는 영역을 줄이고 심사위원 전체의 의견에 의해 입상자가 선정되도록 하기 위해 개개인의 심사위원들이 개개의 작품에 대해 모두 채점을 해서 최고와 최하의 점수를 뺀 나머지를 합산하는 방안을 권고하고 싶다.

그렇게 되면 특정인을 위한 심사를 할 수도 없고 출품자들도 적어도 특정심사위원이 특정출품자를 위해 심사를 했다는 오해는 받지 않을 것이다. 특정인을 돌봐 주는 것이 인정에 의한 것일지라도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분명 제도의 개선을 통해 선의의 피해자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제도적 장치는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것이 모든 예술인들을 화합과 더 발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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