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02년이 이제 이틀 남았다. 월드컵 4강은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함께 국민들을 희열로 들끓게 한 행복한 순간이었던 반면 잊고 싶은 가슴아픈 기억들도 많았던 한 해이기도 하다.
그토록 짜릿한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12·19 대통령선거는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귀결되었다. 선거에 패한 이회창 후보의 정계 은퇴는 아쉽지만 정치철새들이 판을 치는 혼탁한 정치판에서 아름다운 모습이다.
50대 대통령의 탄생으로 국정의 대변혁이 예고된다. 이는 노무현 후보 당선의 주역인 2, 30대 유권자의 바램이기도 하다. 50대 대통령 탄생의 의미 자체만으로도 우리나라 전반에 충격파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충격파를 줄이면서 예측가능한 정책을 펴는 것은 이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몫이다. 변혁을 통해 예측가능한 나라를 지향해야만 국가경쟁력이 배가될 것이다.
원칙보다 관행과 파행, 권모술수가 판치는 나라엔 보신주의와 이기주의, 배금사상만 판을 친다. 김대중 정권이 많은 일들을 추진했음에도 밀어붙이기식 개혁이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안겨 주어 실패한 점을 숙고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재집권으로 보기보다는 노무현 당선자 자신의 이미지가 2, 30대의 지지를 이끌어낸 결과이다. 노무현 당선자는 반대진영까지 포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노 후보의 당선으로 한나라당적의 지자체 단체장이 많은 충북권은 중앙정부의 지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지역 언론은 보도한다. 이러한 불이익과 차별에 대한 불안을 해소해야 함은 노 당선자와 새 정부의 몫이다.
예측이 가능하면 그만큼 국민들은 안정 속에 다가올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 따라서 노무현 당선자가 국정 철학과 새 정부의 국가 주요 정책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히는 것은 매우 희망적이며 바람직하다. 이제는 그러한 것들을 약속대로 완급을 조절하며 실천하면 된다. 성급한 개혁 추진보다 시급한 것은 노 당선자의 개혁에 공감하는 우군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국민이 납득하고 공감하는 개혁의 실현이 곧 예측가능한 사회를 구현하는 일이다.
노 당선자의 청탁문화를 근절하겠다는 엄중한 경고도 국민들에게 향후 인사정책이 공정하게 이뤄질 것임을 공언한 일로 바람직하다. 지연, 학연, 혈연에 엮여 인사가 망사가 되었다는 비판이 드센 시점에서 이 같은 노 당선자의 발언은 예측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시금석이다.
이미 부동산 투기와 과열 그리고 미성년들을 포함한 신용카드 남발은 신용불량자의 양산으로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것임도 예견할 수 있었고, 이해찬 세대로 불리던 입시생들이 수능시험에서 곤혹을 치러야 했음은 예측을 무색케 한 조령모개식 교육정책이 원인이다.
최근 청주의 현안으로 등장한 까르푸와 관련 충북도의 교통영향평가와 그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시민들에 떠넘기는 충북도의 행태도 예견된 일이고 또한 충북도가 옛 종축장 부지에 추진하는 골프장 조성 계획에 따른 환경피해도 예견된 일이며 이에 따른 피해도 도민의 몫임을 예견해 볼 수 있다. 이렇듯 이미 예견된 국민의 피해를 무시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에서 도세가 하위권인 충북에서 일회 사용비가 일·이십만원이나 드는 골프장 조성 계획은 이미 도민을 위한, 도민을 배려한 발상은 아니다. 충북도가 제2의 까르푸로 도민과 척을 지는 일은 올해로 마감되길 바란다.
예측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바로 위민행정의 초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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