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은 지역주의 상황에서 선거표심을 위한 정치적인 관점에서 출발하였지만 도시를 전공하는 학자로써 국토의 균형발전이란 측면에서 우선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한 나라의 수도를 이전하는 것은 국가의 흥망대사와 관련되어 모든 사안과 과정이 쉽게 결정되기가 어렵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많은 이해관계군간 의사조정은 물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어떤 효과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아마도 우리보다는 다음세대에 가서나 새로운 도시의 효과를 체감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따라서 현재 몇 일 지나지도 않아 마치 모든 것이 결정된 것처럼 부동산 시장이 요동을 치고 어떤 지자체에서는 도청이전자체를 행정수도와 연계하여 기존계획을 백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성급한 듯한 일련의 상황들은 매우 염려할 수준임은 틀림없다.
물론 지역의 성격상 기존의 발전축에서 소외되어 이번 기회를 지역운 상승의 절호의 기회로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이럴수록 차분히 명분과 실리를 챙길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야한다.
우선 국토계획의 큰 그림 속에서 지역유치의 당위성을 찾아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통일시대를 겨냥하여 왜곡된 남한 공간구조의 개편 연장선에서 접근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수도권 과밀과 집중으로 인한 지정학적 특성과 물류이동의 효율성과 경제적인 측면을 부각시켜야한다. 특히 지방 분권화가 가속화되어 지역적 특성에 맞는 정부부처의 입지로 인해 규모가 작아질 수도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해법을 찾기보다는 오히려 중앙에서 묵시적인 동의를 얻기 위한 수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거창한 계획을 앞세워 무작정 로비를 하여 지역이기심으로 간주되기보다는 관련행정부처와 연구원 그리고 경우에 따라 언론사와 시민단체들을 대상으로 지역 알리기와 함께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학계와 연계한 워크지역문화의 다양한 특성들을 소개하면서 우리 지역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 구축을 통한 잠재적 우군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어차피 장기전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니 만큼 펀디멘탈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지자체간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 지역단위에서 계획수립보다는 관련 지자체를 아우를 수 있도록 협의체구성을 충북이 먼저 제안 추진하며, 여기서 주도적 입장에서 의견조율을 해야 한다. 또한 현재 각기 진행하고 있는 연구용역이나사업들을 통합하여 경제적이고 신뢰성 있는 결과로 유도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해 가야한다. 처음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경쟁적 상대들을 대화의 장 속에서 설득함으로써 추후 최종의견결정과정에서는 수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지역간의 트레이드 오프를 통해 지역간의 균형적 발전까지 부차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역적으로 역량 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계획전략 및 논리개발을 내부적으로 병행하면서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
이미 싸움은 시작되었다. 얼마전 월드컵에서도 보았듯이 기본기(펀더멘탈)에 충실하면서 공격이 최선의 방어임을 우리는 이번 게임에서도 분명히 깨닫고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충청매일 CC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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