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도 좋고, 문화도 좋고, 축제도 다 좋지만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없다면 속빈강정이다. 과연 60만의 인구순위 전국 14위의 도시를 자랑하는 청주시가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는지는 우리가 만드는 축제와 행사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하느냐와 직결된다고 본다. 교통편, 숙박시설, 음식점, 편의시설, 거리환경, 시민들의 친절성 등이 그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인프라라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상당산성은 청주가 전통적인 예향도시로서 세계로 발돋움하는데 직지와 더불어 또 하나의 보고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상당산성에 가면 옛전통과 맥을 같이하는 민속촌, 공예마을, 공예촌 등이 있는가.

과연 공예나 직지와 관련된 장인이 상당산성에 있는가. 장인은 몇 대에 걸쳐 하나의 삶이요 예술로 승화한 것이다. 직지축제는 청주를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총체적인 청주시민의 삶이 되어야한다. 관광으로는 그라운드제로인 냉냉한 청주시가 달라져야 한다.

이제는 전국 어디에도 자동차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한가지 특색만 있다면 얼마든지 여행객이 방문하게 된다. 그러기위해서는 상당산성마을 근처나 우암산, 부모산 근처에 자연휴양림식의 환경친화적인 외지인이 투숙할 수 있는 전통가옥, 통나무집, 펜션, B & B(Bed & Breakfast) 등의 다양한 홈스테이 저택들을 단지화하여 개발해보자. 스쳐지나가는 도시에서 머물고 가는 도시로의 유혹을 만들어야한다.

이는 산림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최근에 와서 가장 인기가 높은 소박하고 조용한 자연휴양림의 개념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곳에서 외지인과 외국인 관광객을 정성스럽게 맞이해보자. 그리고 이들을 시티투어버스로 청주시일대를 돌아볼 수 있는 1일 코스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일본에가면 다다미방에서 기모노를 입고 일본전통식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여관이 인기라고 한다. 가격도 비싸지만 오히려 일본의 전통을 함께하려는 관광객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것은 매매춘이 성행하고 환락의 도시로 전락하고 있는 가경동일대의 모텔촌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다행히 가로수 터널길이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과 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고 하니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가로수길부근이나 산성마을인근을 청주시립공원으로 격상시키는 것도 청주를 위한 한 방안이라고 본다. 가로수길 양 옆으로 자동차 우회도로를 만들고 현도로는 마차나 도보로 여유있게 산책할 수 있는 문화거리로 조성해보자. 산성마을에도 관광객들의 자동차출입을 통제하고 직지셔틀버스나 고풍스런 전통관광마차를 활용해보자.

산성마을마당에서는 오랜 전통의 국악, 창극, 오페라, 음악공연, 마당놀이 등 직지와 연계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이렇게 되면 청주시는 동(東)의 상당산성, 서(西)의 가로수터널길을 양축으로 하고 그 핵심에 직지박물관과 예술의 전당이 청주시 중앙(中央)에 자리하여 한마디로 청주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전통과 예술의 축이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상상력과 혼이 없는 축제는 죽은 축제이다. 상당산성과 가로수터널주변이 교육과 문화와 전통으로 연계되어 승화된다면 그곳은 직지축제와 공예비엔날레를 동시에 포용하는 청주의 상징적인 몽마르트르가 될 것이다. 죽은 비엔날레나 축제는 곤란하다.

/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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