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도시포럼’과 관련, 한국의 대표도시이자 ‘직지심체요절’의 도시인 청주시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새로운 박물관 개념인 가칭 ‘청주 에코뮤지엄’의 건립을 시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새로운 박물관 개념 '에코 뮤지엄'-

기존 박물관의 성격에서 진일보하여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에코뮤지엄(Eco-museum)’이란 일정지역의 문화권 전체를 기본영역으로 하고 그곳에 산재한 산업유산, 자연유산, 문화유산, 무형의 기억 등을 보존, 전시, 연구하면서 당해 지역주민이 박물관 활동의 중심이 되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박물관을 뜻하고 있다. 일정지역환경 전체를 박물관으로 봄으로써 ‘생활환경 박물관’, ‘살아있는 박물관’, ‘지역통채로 박물관’ 등으로 이해되고 있는 에코뮤지엄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18개국에서 100개소정도 실치되고 있고 그 내용은 각기 특색을 띠고 있으나 그 구조와 조직의 대강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즉 에코뮤지엄의 구조에 있어서는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지역(Territory) △지역에 있는 여러유산을 학습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 복수의 독립적인 위성(혹은 안테나)박물관(Satellite museum) △에코뮤지엄의 본부격인 ‘중핵박물관(core museum)’ △지역의 자원과 유산을 발견하는 길로 위성박물관에 부속하여 꾸며져 있는 발견의 길(Discovery Trails)’을 들수 있다. 그리고 에코뮤지엄의 조직에 있어서는 △행정과 주민의 파트너십에 기초하여 조직되는 ‘관리·운영위원회’ △연구자들로 구성되는 ‘학술위원회’ △위성박물관 소유자라고 할 수 있는 ‘이용자(사용권자)위원회’등 3대 위원회가 예시될 수 있다. 이같은 에코뮤지엄의 시원(始原)은 1960년대 프랑스에서 지역경제를 재건하겠다는 의도아래 ‘지방문화의 재확인’이란 이념에 근거, 농촌지역에 설치된 ‘자연공원의 문화시책’에서 비롯됐고 1980년대 들어서는 도시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캐나다, 노르웨이, 독일, 스페인 등 타국으로 전파되어온 것으로 학자들은 고찰하고 있다.
청주시가 고정적인 기존박물관의 개념을 탈피하여 새로운 개념의 박물관으로서 ‘청주역사자료관’을 건립하기로 한 것은 민선이후 ‘문화시장(文化市長)’으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축해 나가고 있는 나기정 시장이 청주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종합적으로 연구·전시하는 교육·홍보의 장을 만들어 청주시민과 학생들에게는 ‘청주의 정체성(正體性)’과 ‘청주인의 긍지’를 심어주고 타지역들에게는 ‘청주바로알기의 센터’역할을 할 수 있는 종합문화 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문화예술부흥의지’의 발현이라 하겠다. 나기정시장이 희원하고 있는 청주역사자료관의 건립계획은 청주대 산업과학연구소(소장 장태현, 연구책임 최효승 교수)에 용역이 맡겨져 에코뮤지엄센터(청주역사자료관)건립기본계획안에 대한 전문가 자문회의(2회)와 시민공청회(2002년 2월 7일)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 보완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그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따라서 완성품이 아닌 청주역사자료관의 건립기본계획안에 대한 단정적인 시비를 지금은 논할 시기가 아니라고 하겠으나 다음의 몇가지 충언만은 피력할까 한다.

-역사자료관 건립 신중해야-

우선 청주역사자료관건립이 졸속으로 추진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겠다는 것이다. 청주시는 오는 2004년말까지 청주 역사자료관을 건립할 계획이고 이 용역을 맡아 일을 진행시켜오고 있는 청주대 산업과학 연구소측은 건립기본계획 수립과 청주시에 대한 제출을 서둘고 있는 듯한데 이 일은 절대로 급히 추진될 사안이 아니다. 아무리 나기정 시장의 선거공약사업이라 해도 시민과 함께하는 청주역사자료관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흥덕사, 남석교 등 유산을 재현, 발굴하는 한편 선진외국의 사례를 폭넓게 섭렵하여 가능한 한 내실있고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는 역사자료관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상에 치우친 나머지 건립해 놓고 적자 운영상태를 면치못해 부실관리 및 운영에 허덕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정확보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에코뮤지엄의 발생이 산업, 문화유산 등을 활용한 지역경제 재건목적에서 비롯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감안해 보더라도 시비 120억원이 투입되는 청주역사자료관(에코뮤지엄)은 청주시의 재정지원외에 관광·교육사업과 긴밀하게 연계시켜 자체수입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충북도가 충북개발연구원 내 충북학 연구소로 하여금 연구토록 하고 있는 ‘충북학’과 청주역사자료관의 관련성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며 청주권내 초·중·고교와 대학과의 교육연계성 문제도 교육당국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 교육자료화 해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핵심 및 위성 역사자료관 운영과정에서의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방안이 실효적으로 강구될 수 있도록 해야하고 아직 적당한 우리말을 찾지 못해 학자들이 타성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에코뮤지엄’이란 명칭도 아무리 국제화 세계화시대라 하지만 청주의 정체성을 뚜렷이 한다는 관점에서 재고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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