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대표적 사학(私學)인 청석학원(淸錫學園)이 제6대 청주대 총장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대학구성원과 내분(內紛)을 빚고 있는 현상에 대해 지역사회의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지난 9월 실시된 교육부 감사의 지적사항 처리에 성심을 다하고 총장선임에 투명성과 민주성을 발휘, 학원이미지를 쇄신해야 할 청석학원과 청주대가 ‘총장선거갈등양상’을 또다시 보임으로써 청석학원 설립자의 훌륭한 건학정신(建學精神)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청석학원을 설립한 김원근(1886∼1965) 김영근(1888∼1976)형제분은 어려서 고향을 떠나 행상길에 나서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큰 돈을 벌어 인재를 기르는 육영사업에 투자, 청석학원(구 명칭 대성학원)을 출범시켰다.

일제강점(日帝强占)으로 신음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자주독립을
하려면 민족의 힘을 길러야 하고 그 힘은 우리민족을 교육시킴으로써 가능하다는 ‘교육구국(敎育救國)’의 신념아래 피땀으로 모은 청재(淸財)를 들여 1924년 대성보통학교를 설립했었다.

애국애족, 성실근면, 자립자활, 사회봉사, 솔선준법의 교육지침을 정하고 그 실현에 노력해 온 청석학원은 우여곡절을 겪어오면서도 성장을 거듭하여 금일엔 청주대와 6개 초중고교 등 7개교를 거느려 14만여명의 졸업생과 2만여명의 재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교육의 대전당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같은 청석학원과 그 산하 학교중 맏형격인 청주대의 구성원들이 학원운영과 청주대 차기총장선임문제를 둘러싸고 격한 갈등상을 노정하고 있는 것은 학원설립자의 뜻을 망각하고 충북지역사회의 기대를 저버린 ‘한심한 작태’라 아니할 수 없다.

학교운영에 있어 가장 수범적이어야 할 대학법인과 그 중추적 교육기관인 대학의 구성원들이 총장후보자 문제로 파열음을 토해내고 있는가 하면 그에 앞서 학원운영을 제대로 하지못해 교육감사당국으로부터 많은 지적사항을 통보받고 시정조치와 관계자를 징계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일 등은 청석학원과 청주대 최고경영진 등이 크게 뉘우쳐야 할 ‘부끄러운 자화상’이라 할 것이다.

요즘의 ‘청주대 총장선임사태’를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는 우리들은 ‘이성적 결단’에 의한 ‘갈등의 조기진화’를 촉구하면서 몇마디 충고를 피력하려 한다.

우선 “급히 먹는 밥은 체한다”는 속담의 교훈을 다시한번 되새겨 보아야 한다. 목적에 정당성이 있고 개인적 자격에 법률적 하자가 없다해도 끓고 있는 밥을 먹으려 한다거나 잘된 밥이라도 허겁지겁 퍼 먹으면 반드시 ‘배탈’이 나게 된다는 사리(事理)를 직시해야 한다.

설립자 후손들의 입장에서는 언젠가는 ‘반대의 벽’을 돌파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에 있어 이번에 전격적(?)으로 감행했다고 할지 모르나 청주대총장자리를 그렇게 해서 차지하고 나면 그 후유증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를 잘 예측하고 있으면서도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은 사태수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겠으나 또 한편으로는“만용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엄존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설립자 후손측이 이번에 ‘총장선거출사표’를 꼭 낼 작정이었다면 “2세가 3세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좀더 ‘희생적’으로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많다.

다음으로 중시할 것은 총장선출 이후의 ‘신임총장 리더십’ 발휘문제다. 총장선출위원회 추천후보 3인중에서 청석학원 이사회가 1명을 선택하면 제6대 청주대 총장은 일단 탄생한다.

작금의 청석학원·청주대의 ‘내면 기류’라면 적지않은 역풍속에서도 ‘의도한 총장’은 출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총장선임 이후가 진짜 문제라고 여겨진다.

신임총장은 지적권위하에 교수, 교직원, 학생 등 청주대 구성원의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면서 여러 현안을 소신있고 박력있게 풀어나가야 할 막중한 책임이 부여되어 있다.

특히 교수간의 갈등을 완화시키는데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 소기의 성과를 이루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임총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차기 총장이 이 일을 등한히 하거나 방관자적 자세를 취한다면
청주대 구성원의 화합은 백년하청(百年河淸)격이 될 것이다. 이와함께 강조되어야 할 것은 총장의 대학 조직경영능력이다.

금일의 대학총장은 ‘기업가형총장 CEO’가 요청되고 있으므로 인사권, 예산권을 효율적으로 적정하게 행사해야 한다. 그리고 청주대 총장으로서 충북지역사회의 발전노력에 동참하는 능동적 자세가 요청된다. 그런데 조만간 선보일 청주대 ‘신임총장’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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