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고 바라던 비가 내려 대지(大地)는 물론 사람의 마음까지 적셔주었다.

그러나 그간 가뭄으로 인하여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었으며 부족한 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농가가 부지기수 이었다 하겠다. 물이 없어 모를 심을 수 없을 정도로 메말라 있는 논이 허다했는가 하면 많은 지역에서는 물부족으로 밭작물이 시들어 생산량이 줄어드는 등 큰 피해를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이제는 수해(水害)를 걱정할 상황이 됐다.

그런데 가뭄에 대한 대비책으로 정부는 앞으로 10년 동안 전국 12곳에 중소형댐을 건설하기로 하는 등 댐후보지 30여 곳을 선정, 발표한 바 있는데 가뭄이 있기 전부터 댐 건설에 대한 계획과 검토가 논의되어 왔었다. 하지만 댐과 같은 사회간접자본시설은 많은 비용과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 경제상 댐 건설이 미루어져 왔던 것이다.

그러나 극심한 가뭄에 의해 국가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국민들이 물의 소중함을 깨달은 지금이라도 댐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은 긍정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었다고 하였지만 실질적으로 우리는 실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가뭄으로 인해 국내 물사정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물 부족국가에서 벗어나고 물에 의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먼 장래를 생각하여 물의 절약과 수자원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가뭄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물의 공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확보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1인당 388리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민소득 대비 최고다. 우리도 이젠 일상 생활에서 어떻게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는 이미 중수도를 적용하여 쓰임에 따라 물의 종류를 달리하고 있으며 양변기에도 물의 양을 조절하게끔 되어 있어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 역시 각자가 물을 아껴쓰는 것 이외에도 변기나 세면기 등을 절수형으로 바꾸고 목욕이나 세수 등에 사용해 그렇게 더럽지 않은 물을 재생해서 청소나 변기용으로 사용하는 중수도의 도입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노후관을 교체해서 밖으로 물이 새나가지 않도록 누수율을 줄이는 방안도 확대 실시하여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사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댐과 같은 수리구조물을 건설하거나 지하수를 개발하는 등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을 늘려야 한다. 물의 공급을 늘릴수 있는 방법에는 중소형 댐을 통해 가뭄피해 뿐만 아니라 홍수피해까지도 줄일 수 있으며 특히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하여 발파 등을 통하여 지표수가 지하로 유입될 수 있는 최적의 지표면상태를 조성하고 지하공동 등을 이용하여 저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물 부족과 가뭄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해안과 도서지역에는 지표수를 개발하기 어려운 곳에는 지하댐과 바닷물 담수화 등을 통해 물을 확보하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소규모 댐의 건설에서부터 인공강우까지 가뭄을 이겨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먼장래를 보는 시각으로 여러 가지 수자원 확보방안들 중에 우리의 실정에 맞는 물 공급체계를 순차적으로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물은 생명의 근원일 뿐만 아니라 농업에서부터 모든 산업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물의 확보를 위해서 댐뿐만 아니라 지하댐, 인공강우, 지하수 함양 등의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수자원을 적절하게 관리함으로써 지금과 같은 기상이변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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