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글 전용과 국·한문 혼용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자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근거로는 글자가 없던 시절에 중국에서 만든 한자를 차용하여 온 이래로 한자가 우리 문화에 깊이 뿌리 박힌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한글은 정체성 있는 순수한 우리 글임은 만인이 인정하는 바이다. 왜냐하면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 집현전 학자들로 하여금 만 백성이 편리하게 사용토록 하기 위하여 만든 글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글만으로 의사전달에 무리가 없다면 한글을 써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본다.

한글, 우리 생각의 표현 글자

‘우리에게 무엇이 있는가?’라고 진정 자랑스러운 유산을 자문하였을 때, 우리 특유의 한글 창제를 들 수가 있다.

한글은 세계기록유산으로서 유네스코에도 등재되어 있다.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학자들도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라고 까지 하면서 그 우수성을 극찬하였다.

이렇듯 한글은 독창적이며 체계화된 자랑스러운 글자이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한글을 사용하는 인구는 많지 않다.
세계 인구가 제일 많이 사용하는 글자를 꼽으라고 하면 중국의 한자를 든다. 그 이유는 중국의 인구 14억이란 숫자가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제로 한자보다 더욱 필요로 하는 것은 영어의 알파벳인데 세계의 공용어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고유의 글자가 없이 알파벳을 사용하는 국가들도 있는데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예로 들면 필리핀에서 ‘안녕하십니까 ?’ 에 해당되는 표현을 글자로 표기하면 ‘kumustaka’라고 쓰고 있다.

이를 우리 글자로 표현하면 ‘꾸무스따까’가 된다. 이런 식으로 우리도 한글이 없던 시절에는 중국의 한자를 빌어와 썼다.
한자를 빌려와 쓴 것이지 중국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최근 경질된 장관이 실수를 연발하자 측근에서 ‘소언다사, 행동여산 (少言多思, 行動如山)’이라는 문구(文句)를 주었다고 한다.

이 문구는 한자를 우리 사고방식으로 만든 것이지 중국식은 아니다. 한글 창제 전에 한자는 우리말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한글 창제는 우리 것을 우리 식으로 표현하고자 만든 것으로 한자대신 한글을 사용하여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 글자를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남의 한자를 내 것인 양 구차하게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도 문화대혁명이후부터 간체자를 사용하기 시작하여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번체(繁體) 한자를 모르는 세대들이 늘어가고 있으며 발음기호는 로마자 표기법으로 하여 니하오마(안녕하세요?)를 nihaoma로 쓰고 있다.

이와 같이 중국에서도 쓰기 불편하여 간체자(簡體字)를 사용한 지가 오래되었다.

옛날 고집 접고 대중속으로


그럼에도 우리가 번체자(繁體字)를 사용하자고 주장할 이유가 없다.

다만, 영어를 교육하듯이 우리 문화를 연구하기 위하여 또는 중국어를 익히기 위하여 한자를 교육할 필요성은 절실하다.

또한 한국이 동북아의 중심지로서 우뚝 서기 위하여 국제감각을 익히려면 중국이나 일본에서 사용하는 한자를 익히는 것이 영어를 익히는 것만큼 시급한 과제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어려운 한자어나 외래어로서의 영어는 괄호를 하고 반드시 원어로 표기해 주어야 한다.

시대가 진화하듯 글자도 진화한다. 한글도 진화해 왔고 변화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지금은 대중화의 시대이다. 신세대들은 ‘안녕하십니까’ 라는 단어도 ‘안냐세요’ 와 같은 축약된 글자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탄해하며 옛것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한발 대중 곁으로 다가 가야 한다. (jkrhe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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