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우리 전통 4대 명절의 하나로 신라시대로부터 유래하고 있다. 이런 고유의 전통은 우리 문화 정체성의 근간이 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변하는 세태에 따라 명절도 전통만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현대 감각에 맞는 방식, 방법으로 개선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전통적인 농업사회와 달리 교통의 혼잡이나 실직, 실업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제례에 대한 인식변화 등 상황의 변화에 따라 추석을 맞고 보내는 의식, 방법 등에 몇 가지 개선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첫째, 민족 대이동으로 인한 교통 대란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울에서 청주까지 12시간을 낭비하여야 했던 기억이 악몽처럼 남아있다.

미풍양속도 개선 여지 있다

사전예약, 각종 분산책 등으로 인하여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서울에서 청주까지 4∼5시간 정도는 걸려야 한다.

그동안 새로운 고속도로, 국도, 고속 전철 등의 건설로 나아지리라 믿었지만 폭증하는 차량대수에 비해 도로율은 그대로여서 교통 혼잡의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도로개설에 막대한 예산을 충당하지 않고는 해결이 쉽지 않을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둘째, 차례문화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 이제 명절 때마다 묘소, 고향을 찾는 제례문화를 시대감각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살인적 교통대란을 막거나 피할 대책의 수립이 절실한 시점이다. 부모가 자식 집으로 역 귀성하는 방법 등도 고려의 여지가 있다.

또한, 제사상을 아예 많은 돈을 주어 음식점에 주문하여 차린다고 하니 그럴 바엔 차라리 제사도 대신 모시도록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한탄까지 나오는 세태이다.

밀려오는 외국산 과일, 콜라, 케이크, 피자 등으로 인하여 우리 젊은이들의 입맛도 변하고 있어 이제 송편도 맛을 개량하지 않으면 우리 젊은이들로부터도 외면당할 수 있을 일이다.

셋째, 명절 휴일기간을 조정하여야 한다. 연간 휴일 수를 따져보면 한국이 외국보다 많은데 비해 실제로는 외국인보다도 휴일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 따져보면 한국의 휴일은 8월 15일, 3월1일 등과 같이 날짜에 못을 박아 날짜가 금요일이 되는 경우 혹은 목요일이 되는 경우에 따라 즐김의 정도가 달라지게 되어 있다.

그러나 서양의 경우를 들면 매월 첫 째 주 월요일, 셋째주 금요일 등으로 날짜대신 요일에 맞춘 까닭에 토·일·월요일이 끼도록 만들어져 한 번 휴일을 맞으면 대체로 이어서 쉬게 되어 있다.

추석, 넉넉한 명절이 되기를

따라서 금년의 경우를 보면 추석이 10, 11, 12일이 수·목·금요일이 되기 때문에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지 않는 회사의 경우에는 토요일에 출근을 해야 하도록 되어 있다.

넷째, 차세대에 대한 교육 기능을 살리는 일이다. 명절이 단순히 가족끼리 모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 담고 있는 참뜻을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일깨우는 인성 교육적 기능에 좀 더 큰 관심을 기우려야 하겠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에게 제사상 차리기와 관련지어 재래시장의 사람 사는 모습이나 농촌 들판의 풍성한 농작물 등을 견학시키는 일이나 집안 친척간 우의증진을 위한 노력 등 인성교육 차원의 관심이 긴요하다 할 것이다.

여러 가지 현실의 어려움이 많지만,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넉넉함과 여유를 즐기던 옛 조상님들의 슬기를 오늘에 되살려 올 한가위도 훈훈한 정이 감도는 명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jkrhe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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